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그의 나라는 끝이 없으리이다

추읍산 2019. 3. 1. 14:36

불알친구 이창길을 송별(送別)하며


나, 매일같이 죽는 연습한다
음료수라도 들자고
그늘진 곳 없고
초연한 모습 뛰어넘었구나


산다는게 그렇고 그래
아득한 옛날이야기
긴 세월 아닌 순간이었네


뛰어놀던 산과 들
그 파란 물 눈에 밟히고
학교 갔다 오면
얘들아 놀자

밤낮이 따로이지 않았지
추읍산 아래 아랫상골

너와 나의 본향이었어


이른 봄 이때쯤이야
칡뿌리 캔다고 산속을 누볍고
거친 손잔등엔 트고 피가 나왔지


이야기하려면 끝없어

그리움은 강물처럼 흐른다


보람은 아들딸

손주들까지 반듯하구나

대를 이어 크게 되기를 바란다


갈라질 수 없는 우리

좋은 자리 잡아두게나


다시 만날 때

우리 다시 만날 때

못다 한 사랑 꽃피우며

우정의 잔을 높이 들자


주님! 우리1)를 불쌍히 여기소서

저는 흔적 속 많은 죄를 지었나이다

참회합니다 우러릅니다

하늘은 높고 쏟아지는 빛 가득합니다

그의 나라는 끝이 없으리이다. - 아멘.

-----------


1) 우리 : 망자를 포함한 고향 옛 친구들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