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눈깨비 쏟아지는 날 봄은 하늘 위에서 내려옵니다 온 강산 생기 머금었으니 낙엽 쌓인 숲 속에서 긴 잠 박차고 꿈틀댑니다 어린이가 따로이지 않습니다 갈 곳도 없고 오라는 곳도 없지만 깊은 산속 길로 달려갑니다 졸졸졸 계곡 물소리 어름장 밑에서 들려옵니다 낙엽 쌓인 산속 바라보는 모든 곳 하얗지만 봄이 오는 소리 들려옵니다 나 눈에 홀렸나 아니 홀리고 싶었지 지나온 세월이 어지러워 눈 속 길 발자국 같이 지워 버리고 싶습니다 하얗게 하얀 세상 바라보는 세상 하얗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