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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의 삼종기도

추읍산 2009. 10. 26. 21:32

 

 

 

우리나라에서 밀레의 만종으로 알려진 이 그림은 1857년 프랑스의 장 프랑수아 밀레가 그린 가톨릭의 삼종기도 모습입니다. 당시는 프랑스 농촌도 감자는 중요한 양식으로 되었는가 봅니다. 그 감자를 캐면서 하루해가 저물어 갈 무렵 삼종기도 시간을 알리는 교회의 종소리가 들립니다. 두 부부가 일손을 멈추고 기도를 바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숙연하게 합니다. 삼종기도는  라틴어로 Angelus(천사, 三鐘 기도)로 부터 시작합니다. 오전 6시, 정오, 오후 6시 교회의 종소리와 함께 바치는 이 짤막한 기도는  천사 가브리엘이 성모 마리아에게 알려 준 예수의 잉태와 탄생의 신비를 기념하기 위하여 바치는 기도입니다. 이 기도의 시초는 11세기 팔레스티나 성지(聖地) 회복을 위한 십자군(十字軍) 운동이 일어났을 당시, 교황 그레고리오 9세가 십자군이 떠날 때 이들의 승리를 위해 성당 종을 세 번 치면 기도를 바치라고 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이후 시대를 거쳐오면서 오늘날과 같은 형태로 정착되었습니다. 그림은 원경(景)으로 그려진 교회에서 저녁 6시 삼종기도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감자를 캐던 부부가 일손을 멈추고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이 그림에는 또 다른 슬픈 이야기도 있습니다.

농가의 부부는 배고픔을 참고 겨울을 지내오면서 씨감자를 심을 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아기는 배고픔을 참지 못해 죽었다는 것입니다. 부부가 죽은 아기를 땅에 묻고 기도하는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그림에서 보이는 바구니에 담긴 감자는 두 부부의 아기가 담긴 관의 그림이 있었는데 그 후 작가인 밀레가 덧칠하고 감자로 고쳐 그려 넣었다는 것입니다. 후대에 와서 이 그림을 X-ray로 투시하였더니 관 비슷한 상자가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유화를 그릴 때 처음 구도를 잡기 위한 밑그림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느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삶의 고달픔 속에서도 나를 있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하고 기도하는 모습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