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펌프는 마지막 하라는 건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세가지 이유로, 당뇨 치료에 관심을 갖고 제대로 치료하기를 원하는 당뇨 환자라면 누구나 인슐린 펌프 치료를 하실 수 있고 하셔야만 합니다.
1) 합병증 예방을 위해
당뇨병 관리의 목적은 혈당을 정상화시킴으로써 당뇨병으로 인한 증상을 없애고, 급성 및 만성 합병증을 예방하는데 있습니다.
이 때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정상혈당의 기준은 공복시 100 mg/dl, 식후 2시간 140 mg/dl, 당화혈색소 6% 이하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 기준을 넘어선 혈당을 계속적으로 유지하면 합병증을 막을 수 없습니다.
전통적인 치료로 알려진 경구용 혈당강하제 복용이나 하루 1~2회의 지속형 인슐린 주사 치료의 경우 혈당조절의 한계를 보여주는데 반해, 인슐린펌프 치료의 경우 정상혈당유지로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에 큰 효과가 있음은 DCCT를 비롯한 여러 논문을 통해 밝혀진 사실입니다.
2) 합병증 치료를 위해
당뇨환자의 대부분은 혈당조절의 실패로 여러 합병증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망막증이 생긴 환자는 안과를 찾아가고, 신장이 나빠지면 신장내과를 찾아 정기적 검진과 치료를 받지만, 증상은 점점 악화 되어가게 마련입니다.
“당뇨로 인한 합병증” 이란 말을 참 많이도 하면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합병증의 원인은 당뇨이고,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이상.. 다시 말해 혈당이 정상화되지 않는 이상.. 합병증은 좋아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 드립니다. 우선 혈당을 정상화 하셔야 합병증도 치료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합병증이 진행된 환자들도 인슐린펌프 치료를 하고 나서 그 진행이 멈추고 오히려 회복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3) 관해(완치)를 위해
당뇨병이 발생하면 점점 더 악화되는 이유는 혈당이 상승하면 상승한 혈당 그 자체가 인슐린 작용력과 인슐린 분비 능력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혈당의 상승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 정상적인 사람과 같도록 외부에서 인슐린을 공급하여 혈당을 낮추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 경우 인슐린의 작용력과 인슐린 분비 능력이 점차 정상화되어 어느 순간부터는 더 이상 외부에서 인슐린을 공급하지 않아도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관해(remission; 관찰기간이 짧을 경우 완치라는 말 대신에 사용하는 용어)현상을 나타냅니다. 실제로 인슐린펌프 치료를 하는 환자들의 많은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펌프로 공급해주어야 하는 인슐린 양이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회복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건국대병원 당뇨센터 최수봉 교수님의 논문에 따르면, 한국의 2형 당뇨 환자에 대한 일정 기간 인슐린펌프 치료 후에 환자 중 34.4% 가 완치 됐다는 놀라운 결과가 있습니다.
또한, 2007년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하버드 의대의 나단(Nathan) 교수님은 제 2형 당뇨병 환자에게 단지 2주간의 인슐린펌프 치료 후 2년 동안 관찰한 결과 40% 이상의 환자가 관해 상태로, 치료 되었다고 보고하여, 전세계 학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췌장 기능의 회복을 위한 적극적 치료는 췌장이 조금이라도 덜 손상되었을 때 그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당뇨가 발견되는 즉시 인슐린펌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당뇨를 관리하는 것이 아닌 치료하는 길입니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영양공급이 이루어져야 하는 성장기 소아 당뇨 환자나 건강한 출산을 위해 그 누구보다 엄격하게 혈당관리가 필요한 임신성 당뇨 환자 역시 인슐린펌프 치료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