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가 2

옛 터전 우물가에서

22칸 ㄷ자 조선 기와집 나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뜯겨 옮겨온 집 줄이고 줄였다는데 엉성하게 맞추어 비는 새고 기울었습니다 쥐들은 어찌 그리 많은지요 옹달샘은 솟아오르고 작고 작은 두레박질에 사랑을 퍼 날랐았습니다 층층시하 어머님의 노고 쩍쩍 달라붙는 엄동설한 삼복더위 한 여름에도 쉴틈이 없었습니다 벌 나비 떼 모여드는 우물가 징검다리 놓았습니다 새콤달콤 석류 가득한데 앵두 대추 주렁주렁입니다 나 어린 시절이 맞는가? 잡초에 묻혀 있는 옛터에는 오동나무 그리움이 쌓였습니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돛단배를 은하수에 띄움은 그때 그 안에 나 있기 때문입니다

석류

옛날 우리 집 석류나무 있었어 낙엽 떨어지는 소리 우수수 들려오면 추위에 약하다고 집 씌어 묻었지 긴 겨울잠은 휴식기간이었어 꽃피는 봄이 다가오면 다시 세우고 거름 듬북 주었습니다 22칸 조선 기와집 어울려 또 하나의 우물가 그림이었습니다 푸름은 더하고 참새들은 모여들어 짹짹짹 ~ 자연이 따로이지 않았습니다 익어가고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붉은색 알알이 터질 것만 같아 한 움큼 물으니 입안 가득 새콤 달콤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