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옛 터전 우물가에서

추읍산 2020. 7. 23. 20:05

옛 우리 집 터로 중간 우측 윗부분에는 작은 우물이 있었다.

22칸 ㄷ자 조선 기와집

나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뜯겨 옮겨온 집

줄이고 줄였다는데

엉성하게 맞추어

비는 새고 기울었습니다

쥐들은 어찌 그리 많은지요

 

옹달샘은 솟아오르고 

작고 작은 두레박질에

사랑을  퍼 날랐았습니다 

 

층층시하 어머님의 노고

쩍쩍 달라붙는 엄동설한

삼복더위 한 여름에도

쉴틈이 없었습니다

 

벌 나비 떼 모여드는 우물가 

징검다리 놓았습니다 

새콤달콤 석류 가득한데  

앵두  대추 주렁주렁입니다

 

나 어린 시절이 맞는가?

잡초에 묻혀 있는 옛터에는

 오동나무 그리움이 쌓였습니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돛단배를 은하수에 띄움은

그때 그 안에 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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