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의 변> -----------------------------------------------
묵소 거사는 지은이 황산 김유근 자신을 말한다.
묵소(黙笑)는 침묵할 때 침묵하고. 웃을 때 웃는 일
거사 거사란 원래 유교적으로 도덕과 학예가 뛰어나며 숨어 살며 벼슬을 하지 않는 선비를 말하는 것인데, 여기에서는 필자 자신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금까지는 추사 김정희 (金正喜, 1786-1856) )를 가리키는 말로 알려져 있었으나
작년기획특별전 (‘秋史 김정희 : 學藝 일치의 경지’2006. 10. 3(화) ~ 2006. 11. 19(일)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역사관에서 )에서 묵소거사는 김유근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 발표가 있었다.
김정희 해서체의 대표작인 '묵소거사자찬'(墨笑居士自贊)
( 조선 19 세기 두루마리 橫卷. 종이에 먹 지본묵서 紙本墨書. 32.7 X136.4cm. 붉은 바탕의 냉금지 冷金紙에 행간과 자간을 맞추기 위해 줄을 친 후 단정하면서 정중한 필치로 써내려갔다.----- 학예일치의 경지 서책 212 쪽 해설 참고 국립중앙 박물관 발행 인용 )
표구 부분에 찍힌 인장 21개를 분석한 결 과, 묵소거사는 추사의 절친한 벗 김유근의 호이며 김정희가 황산을 위해 써 준 것임이 밝혀졌다. 그리고 황산 유고집엔 확실히 황산 자신이 쓴 글로 되어 있으며 아울러 묵소거사는 김정희가 아니라 황산 김유근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증명이 된 것이다.
지은이의 성품이나 인생관 등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산문적인 글이다.
자찬이란 누군가가 그려준 자신의 초상화 옆에 자신에 대해 쓴 글입니다. 꼭 칭찬의 뜻은 아닌게지요. ( 정민 교수의 풀이 )
지금까지는 거의 발견이 되지 않았던 황산 유고 일부가 발견됨으로 인해서 묵소거사의 진위가 확실히 밝혀 진 듯하여 황산의 후손으로서 자못 기쁨이 크다. 다만 크게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황산유고의 나머지 일부가 현재로서는 전혀 알 수가 없어 후손으로서 부끄러움으로 남기도 한다. 황산의 시가 623 편이나 된다고 하는데 지금 현재로서는 약 1백 여수 밖에 알지 못해 안타까움이 크다.
黙笑 居士 自讚
묵소 거사 자찬
묵소 거사가 자신을 찬미하다 ( 출전: 황산유고 권 4. 10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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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當黙而黙 近乎時
당묵이묵 근호시
當笑而笑 近乎中
당소이소 근호중
풀이
당연히 침묵할 때 침묵한다면 시중에 가깝고
당연히 미소 지을 때 미소 짓는다면 중용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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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 >
시 : 시중 (時中): 그 시대에 적합한 사회적인 요구. 시의 時宜
중 : 중용 (中庸): 마땅하여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으며 또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떳떳하여 알맞은 상태나 그 정도
君子之中庸. 君子而時中< 출전 중용 2 장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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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周旋可否之間 屈伸消長之際
주선가부지간 굴신소장지제
動而不悖於天理 靜而不拂乎人情
동이불패어천리 정이불불호인정
黙笑之義 大矣㢤.
묵소지의 대의재
풀이
옳고 그름 사이에서 일을 처리함에/그리고 굽히고 펴고 쇠하고 성할 일들을
맞을 무렵에 /행동을 할 때는 천리에 어긋나지 않고/ 조용하게 있을 때는 인정을 거스르지 않는다./ 침묵을 할 때는 침묵하고, 미소 지을 때는 미소 짓는다는 뜻은 매우 대단한 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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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 >
주선 (周旋) : 어떤 일을 함에 좋은 성과를 올리려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두루 힘을 씀
旋 돌 선.
굴신 (屈伸) : 굽히고 폄.
‘진퇴(進退)’와 같은 말이다. 벼슬에 나아가 포부를 펴거나, 아니면 물러나 은둔하는 것을 가리킨다.
소장 ( 消長 ): 쇠하고 성함. 영고(榮枯)ㆍ성쇠(盛衰)와 같은 의미.
세상은 음이 녹으면 양이 자라나고, 한쪽이 차면 한쪽이 이지러지는 달처럼 순환하는 이치이다.
悖 어그러질 패. 拂 떨 불. 㢤 어조사 재= 哉 와 같은 의미로 쓰임
묵소 (黙笑) : 침묵을 할 때는 침묵하고. 웃을 때는 웃는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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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不言而喩 何傷乎黙
불언이유 하상호묵
得中而發 何患乎笑
득중이발 하환호소
勉之㢤
면지재
吾惟自况而 知其免夫矣
오유자황이 지기면부의
풀이
말을 하지 않더라도 내 뜻을 깨우쳐 줄 수가 있으니 무엇을 탓하며./
중용의 도를 얻어서 감정을 펴는 것인데 웃는다한들 무엇을 근심하랴./
힘쓸 것이니라./ 내 자신의 상황을 생각해본다면 묵소하면서 사는 일이 그 화를 면할 수 있음을 깨달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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喩 깨우칠 유. 이를 유.
黙笑 居士 自讚
정민 교수님의 풀이 (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 )
1. 當黙而黙 近乎時
當笑而笑 近乎中
당연히 침묵할 때 침묵한다면 시중에 가깝고
당연히 미소 지을 때 미소 짓는다면 중용에 가깝다.
2. 周旋可否之間 屈伸消長之際
動而不悖於天理 靜而不拂乎人情
黙笑之義 大矣㢤.
되고 안되고의 사이를 주선하고
소멸하고 자라나는 즈음을 살아가니
부지런해야 천리에 어긋나지 않겠고
고요해야만 인정을 떨치지 않겠구나.
. 묵묵히 웃는 뜻이 참으로 크도다.
3.不言而喩 何傷乎黙
得中而發 何患乎笑
勉之㢤
吾惟自况而 知其免夫矣
말없이 깨우치니 침묵에 해 안 되고
중을 얻어 펼치니 웃음에 근심 없네.
힘쓸진저.
내 다만 스스로를 견주어서 (재앙을) 면한 것을 알았도다.
☞<황산유고>가 남아 있다는 소식은 제게 정말 반가운 말씀입니다. 황산은 19세기 문화사의 한축을 지탱했던 중요한 분입니다. 이분의 문집을 보지 못해 안타까웠었지요. (정민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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