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 硏山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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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황산 유고 권3, 37 쪽)
1연. 何年石舫泛天涯 어느 해 돌배를 하늘 끝에 띄울까
來日藍田路不遮 내일 남전으로 가는 길은 막히지 않고
舊頃多添新種子 옛밭에 기울여 새로운 종자를 많이 심어
載將玉筍向誰家 앞으로는 옥순을 싣고서 누구의 집으로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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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 >>
石舫 석방 ; 돌로 만든 배. 여기서는 벼루의 모양을 형용함 舫: 배 방.
藍田 남전 : 옥돌이 많이 나는 중국의 명산지
遮 :막을 차
舊頃 구경 : 옥돌이 있는 곳.頃:백 이랑 경. 1 경은 사방 70 보
玉筍 옥순 : 옥으로 이루어진 죽순. 여기서는 옥돌을 말함.筍 :죽순 순
이 말은 준걸스런 인물들을 비유할 때 쓰이기도 한다.
♋♋♋ <<감상>> 벼루의 모양이 배처럼 생긴 것을 보고 무한한 상상력을 펼친 시이다.
벼루의 재료가 된 옥돌이 지은이의 생각을 자극한 것이다. 도가에서 말하는 무슨 신선처럼의 경지에 빠졌다. 그만큼 돌을 사랑하였다. 유명한 옥돌 산지인 중국 남전으로 돌배 하나를 만들어 그 곳으로 가 많은 옥돌을 심어 그것을 싣고 와 어느 누구에게 주고 싶다는 상상을 하고 있다. 여러 가지의 돌 그림을 그리어 많은 사람들에게 준 것 같다.
우정을 나누었던 추사 김정희에게 <괴석도> ( 간송 박물관 )를 주었고, 옥수 조면호에게도 돌그림을 주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이재 권돈인에게도 돌 그림을 주면서 시를 남겼다.
이< 연산도 시 >작품도 누구에게 돌그림을 그려 주었을 것이다. 추사에게 그림을 그려주면서 남긴 시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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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 鐵如詰屈玉嵬峩 쇠가 구부러져 옥이 우뚝 솟았구나
誰遣雲烟眼底過 누가 구름 안개 보내어 눈 아래로 지나가게 했나
相對悠然忘俗累 서로 마주하며 그윽하게 속진을 다 잊게 하네.
披襟遠勝丈人多 가슴을 헤치니 멀리 많은 장인보다 나아 보이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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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 >>
詰屈 힐굴 : 구부러져서 펴지지 않음 ( 詰 ;물을 힐 )
嵬峩 외아 :우뚝 높이 솟아 있음 (嵬 높을 외. 峩 높을 아)
俗累 속루: 살아가는 데 얽매인 너더분한 세상 일. 얽매인 세상의 일들.
披襟 피금 : 가슴을 푸는 일. 흉금을 털어냄.
♋♋♋ <<감상>>
옥돌로 만든 벼루의 위쪽 모양을 표현한 내용이다. 벼루 자체를 표현한 것이 아니라
옥돌의 모양에 깊이 심취하였다.
< 1-2 행 > :옥돌의 모습-- 위로 솟아있는 신묘함
< 3-4 행 > : 몰아의 경지 -- 세속을 잊음. ( 돌에 대한 지극한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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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 橫文側理似松身 가로로 이어진 무늬들은 소나무 모습 같고
隨手成形欲亂眞 손 따라 이룬 모양은 진실을 어지럽히는 듯하니
却訝壺中風雨夜 신선이 산다고 하는 호리병 속에도 풍우가 있는 듯
九華飛去落紅塵 구화산으로 날아가 인간 세상에 떨어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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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 >>
橫文 횡문 :마디의 가로지른 무늬
側理 측리 :중국에 나는 종이의 일종인데, 결이 종횡으로 비스듬하게 나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 함. 측리지(側理紙)라는 종이가 있는데 해태(海苔)를 넣어서 만든 종이라고 함.
却訝 각아 : 의아스러움을 가지게 됨
壺中 호중 :선도(仙道 : 도교)를 배우던 시존(施存)이란 사람이 늘 큰 병 하나를 가지고, 밤이면 그 속으로 들어가는데 그 속에는 하늘, 땅, 해, 달이 모두 있는 하나의 이상향으로 되어 있다는 고사(故事)에서온 말로 선경을 말함. 별천지를 말함
九華 구화: 구화는 중국의 명산이며 호중구화석(壺中九華石)을 말함
송 나라 때 호구(湖口) 사람 이정신(李正臣)이 괴이한 돌을 쌓아 구봉(九峯)을 만들었는데, 소동파(蘇東坡)가 호중구화(壺中九華)라 이름 짓고 시를 읊었다는 고사가 있음.
♋♋♋ <<감상>>
<1-2 행 >: 돌의 형상 돌의 가로 무늬와 신묘함
<3- 4 행 >: 주관적 느낌 선경으로 느낌.
도교적인 상상력을 동원하여 옥돌로 이루어진 벼루의 모습을 보고 별천지를 느끼고 있다.
☞<< 필자의 변 >>-------------------------------------------------
연산 (硏山 硯山 )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산 모양의 벼루를 말하며, 감상의 대상으로 만들어진 벼루이다.
돌을 무척이나 좋아하였던 황산은 추사를 위해 괴석도 (간송미술관)를 그려 주기도 하였으며. 어느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는( 황산 연산도), 그리고 국립박물관에 있다고 하는 (괴석 난지도) 그림 등이 있다. 돌을 얼마나 좋아 하셨는가는 (황산 유고) 집에 실린 다음과 같은 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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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題畵石寄彝齋/제 화석 기 이제----
----돌을 그린 그림을 이제에게 부치다----
我本無寸長 나는 본래부터 한 치의 장점도 없네
性復頑如石 성격 또한 돌처럼 완고하여
所以與石好 오직 돌을 좋아할 뿐이로다.
相對忘朝夕 조석으로 상대하면 모든 것을 잊어 버리고
心與石全北 마음은 돌과 함께 전국으로 달렸으며
下筆渾無迹 붓을 들면 흔적이 없이 섞이고
奇醜痩透漏 기이하게 추함은 야윈 자태로 투명하였으며
未必拘繩尺 반드시 어떤 척도에 구속되지 않아
隨手自成形 손수 스스로의 형태를 이루는 것에 따랐느니라.
種種具一格 갖가지 모양으로 하나의 격을 마련하였고.
興到輒揮灑 흥겨움이 머물면 문득 일필휘지로 휘둘렀구나.
( 황산유고 문집에 실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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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돈인(權敦仁) 1783(정조 7)∼1859(철종 10)
문신, 서예가, 화가
아호 :경희(景羲), 이재(彛齋), 과지초당노인(瓜地草堂老人)
시호 :문헌(文獻) 그림〈세한도(歲寒圖)〉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돌 그림을 받고 황산을 찬양한 옥수 <조면호>의 시. 그리고
규재 <남병철>의 유고집에도 돌 그림에 대한 찬양의 시가 있다.
작년 추사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어느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황산 연산도>는 벼루를 그린 그림으로 모두 13 폭의 그림이라는 <추사 김정희 학예 일치의 경지> ( 국립중앙 박물관 . 통천 문화사 발행 56 쪽- 63 쪽 ) 발표가 있었다.
그 그림에는 시 3 편 중 두 편 만이 나타나 있다. 그리고 첫째 연의 내용 중 마지막 문장은 <황산유고> 집에 실린 시와 다르게 표현되어 있었다. 필자가 전화로 국립박물관에 문의를 한 결과 국립박물관에는 황산의 <괴석 난지도> 라는 돌그림이 있다고 하였다.
이재 권돈인에게 준 시에서도 알 수가 있듯이 황산은<所以與石好 오직 돌을 좋아할 뿐이로다. 相對忘朝夕 조석으로 상대하면 모든 것을 잊어 버리고
心與石全北 마음은 돌과 함께 전국으로 달렸으며 >라고 돌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 황산 유고>에 실린 이 3 편의 시만 실려 있을 뿐 누구에게 그림을 그려 주었다는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다. 추사 김정희, 이재 권돈인과 함께 시서화를 통해 서로 우의를 나눈 자취가 황산 유고 문집에도 보여지고 있음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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