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황산과 그 문우들

지란병분(芝蘭並芬)에 대하여

추읍산 2010. 1. 14. 14:14

 

지란병분(芝蘭並芬)은 누구의 작품일까?


필자는 영영백운도(英英白雲圖)가 추수백운도(秋樹白雲圖)이며 이는 추사 김정희가 그리고 그 안에 글은 황산 김유근이 추정 1833~1836년에 쓴 글이라고 본 블로그 2009년 12월 23일 소개한 바 있다.


황산유고(黃山遺稿)를 보면, 위 추수백운도 다음으로 이어지는 글이「심지기란찬(心芝氣蘭贊)」「추수백운속도(秋樹白雲續圖)」「화란찬(畵蘭贊)」이 있는데 이 글들도 황산 김유근이 기록한 것으로 추사와 관련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한다. 특히 심지기란찬(心芝氣蘭贊)은 추사 김정희의 지란병분(芝蘭並芬)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지란병분 역시 많은 사람이 추사의 그림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추사 홈페이지에서는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지란병분(芝蘭並芬) <17.4×67cm>

 

 

김정희는 부채의 중심에 난초를 엷은 먹으로 그리고, 오른 쪽에는 진하게 영지를 그려 넣었다. 추사가 “지초와 난초가 향기를 함께 하다. 남은 먹으로 장난하다.”라고 관서(款書)하고, 흥선대원군 이하응(李昰應)과 이재 권돈인(權敦仁)이 발문을 썼다. 권돈인은 “백년이 지난다 해도 도(道)는 끊어지지 않고, 만 가지 풀이 모두 꺾인다 해도 향기는 사라지지 않는다.”라고 썼다. 지초와 난초는 친구를 상징하는 그림이다.


출처 : http://www.chusa.or.kr/work/work_picture_detail.html?page=1&seq=41&condition=&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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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위 그림(芝蘭並芬)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황산유고의 심지기란찬(心芝氣蘭贊)을 소개하고자 한다.


心芝氣蘭贊  심지기란찬

영지(靈芝) 같은 마음과 난초같은 기운에 대한 찬(贊)


並心爲芝  병심위지 

同氣日蘭  동기일란 

芳馥維聞  방복유문 

秀色可餐  수색가찬 

寫此兩美  사차양미 

配于歲寒  배우세한 

凡百君子  범백군자 

作如是觀  작여시관

 

내 마음과 같은 것이 지초(芝草)이고

내 기운과 같은 것이 난초(蘭草)이네

그윽한 향기 풍겨오고

어여쁜 꽃 먹을 만 하네

이 두 가지 아름다움 그려

늘그막에 짝하네

모든 군자들은

이와같이 보아야지

 

필자는 위 그림, 추사 김정희의 지란병분(芝蘭並芬)과 관련 있어 보이는 황산 김유근의 글인, 心芝氣蘭贊 寫此兩美주목하고자 한다. 


필자는 추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2009년 12월 24일에는 추수백운도(보기 : http://www.chusa.or.kr/ground/ground_free_detail.html?page=6&seq=37&condition=&words= )를,

 

지란병분은 다음날인 12월 25일(보기 :  http://www.chusa.or.kr/ground/ground_free_detail.html?page=6&seq=38&condition=&words= ) 본인의 생각을 피력한 바 있는데 아직 아무런 답이 없다. 

 

위와 같은 글을 올린지 6년 추사의 영영백운도 속 글이 황산의 작품으로 알려지고 있고 지란병분 또한, 최대한 진실로 다가가기를 바란다.

 

황산유고를 보면 황산의 절친한 벗인, 이재 권돈인, 동리 김경연, 추사 김정희와 선배이신 자하 신위 등의 글을 통한 우정이 보이고 있음도 아울러 말씀드린다. 또한, 2006년 추사 서거 150주년 기념전에서 김정희 해서체의 백미로 유명한 묵소거사자찬(黙笑居士自讚, 황산유고에 나온다)은 김유근이 지은 글로 김정희가 그를 위해 써준 것임이 밝혀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