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황산과 그 문우들

[스크랩] 황산의 용문사 시

추읍산 2009. 10. 25. 17:13

--陪 家 大人 遊 龍門寺 次 老杜韻-----

    ( 배 가 대인 유 용문사 차 노두운 )

아버님 모시고 용문사에 가다. 두보의 운에 맞춰

1.-----------------------------------------

昔望龍門好 ( 석망용문호 ) 지난 날 용문을 바라보며 좋아했는데

今日親涉 ( 금일친섭경 ) 오늘 아버님 모시고 경내에 머물었네

滿山紅黃葉 ( 만산홍황엽 ) 붉고 누런 나뭇잎들이 온 산 가득차고

因水皆生 ( 인수개생영 ) 물가엔 온통 그림자로 덮여 있구나

樹積雨露深 (수적우로심) 비와 이슬로 젖은 울창한 나무숲은 고요하며

寺殘香火 ( 사잔향화냉 ) 풍겨지는 향불 연기 냉랭하고

夜久幽泉響 ( 야구유천향 ) 밤새도록 그윽한 냇물소리 귀에 들리네

使我心屢省 ( 사아심누성 ) 나로 하여금 거듭 살피게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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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喜逢素心人 ( 희봉소심인 ) 소심인들 만나니 기쁨 넘치고

相携入靈( 상휴입영경 ) 서로 이끌며 신령스러운 경지에 들었네

落葉埋荒徑 ( 낙엽매황경 ) 낙엽들은 묵은 오솔길에 쌓이고

白雲逗淸 ( 백운두청영 ) 흰구름 머물며 맑은 그림자 보이네

散步千峰月 ( 산보천봉월 ) 거닐며 바라보니 천봉엔 달이 비추고

夜久風露 ( 야구풍로냉 ) 밤 이슥하도록 바람 이슬 차갑도다

惺惺仍不寐 ( 성성잉불매 ) 깨어 있으며 잠 못 이루네

息機時自省 ( 식기시자성) 편안히 쉬고 있음에 나를 살펴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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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文杏老千歲 ( 문행노천세 ) 천 세의 나이를 지켜 온 오래된 은행나무여

獨立幽絶境 ( 독립유절경 ) 그윽한 절경 속에 홀로 서 있구나

磊落風霜志 ( 뇌락풍상지 ) 오랜 풍상 겪어 온 높고 우뚝한 뜻이여

娑娑今古影 ( 사사금고영 ) 옛 날과 이제의 그림자들이 살랑살랑 나부끼고 있네

盛夏應無熱 ( 성하응무열 ) 무더운 더위도 이겨 왔으며

寒日不收冷 ( 한일불수냉 ) 추운 날씨에도 차가움을 견디었구나

渾忘天地久 ( 혼망천지구 ) 모든 걸 다 잊고 오랫동안 천지에 서 있도다.

厥初豈自省 ( 궐초기자성 ) 처음 마음 먹은 대로 어찌 반성하지 않으랴

                                                         ( 양평군 친환경 농업박물관 자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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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말미에 쓴 작자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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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에는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다. 둘레가 24 척 높이는 알 수 없다. 몇 번을 찾았던 곳이다. 스님 한 분이 이르기를 신라시대와 고려시대 사이에 있던 참된 장관이라 하였다.

龍門寺有文杏樹 圍 二十四尺 高 不知幾尋寺 僧謂 是羅麗間物眞 壯觀也

용문사유문행수 위 이십사척 고 부지 기심사 승위 시나려간물진 장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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韻을 차용한 두보의 시

유룡문봉선사(遊龍門奉先寺)

용문 봉선사에 올라-두보(杜甫)

已從招提遊(이종초제유) : 산사에 들어 노닐다가

更宿招提(경숙초제경) : 다시 산사의 경내에서 묵었네

陰壑生虛籟(음학생허뢰) : 으슥한 골짜기에 빈 소리 들리고

月林散淸(월림산청영) : 달 뜬 숲엔 맑은 그림자 흩어지며

天闕象緯逼(천궐상위핍) : 천궐은 씨줄 모양으로 다가오고

雲臥衣裳(운와의상냉) : 구름이 옷에 머물며 산기운이 차갑구나

欲覺聞晨鐘(욕각문신종) : 잠에서 깨어나니 새벽종소리 들려와

令人發深(영인발심생) : 사람들을 깊은 성찰을 하게 하는구나

 

 

☞감상노트--------------------

언제쯤 용문사를 찾아간 것인지는 알 수가 없으나 , 시 속에는 황산의 건강스러움이

보여지고 아버님 되시는 김조순金祖淳 ( 1765(영조 41)~1832(순조 32) )이 생존해 있을 때를 추정해 본다면 1832년 이전임을 추측해 볼 수가 있다. 황산은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에

몇 년 간을 아버님이 누리시던 세도의 권력을 누렸을 것이다. 황산의 여동생은 순원왕후 김씨(1789-1857 )로서 23대 순조( 1790-1834 )의 비였다. 당연히 오라버니로서 대비의 정사를 보필하게 되었을 것이다. 김조순은 모두 3 남 5 녀를 두었다. 자녀들도 자연히 왕의 외척으로서의 권세를 누려 가졌을 것이다.

 

시에서 대인은 아버님의 높임말로 김조순을 말한다. 황산은 또 한분의 아버님이 계셨다.

황산은 김조순의 장남으로 용순 龍淳 ( 자: 施伯 영조 갑술 1754- 순조 계미 1823 )

댁에 양자로 입적이 되었다. 종가댁의 전통을 이어가려는 그 당시의 인습 때문인 것 같다.

 

늦가을 어느 날 나랏일에서 오는 심적인 고뇌를 잠시 잊어 보려는 시적인 화자의 서정이 펼쳐진 시이다. 두보 杜甫유룡문봉선사(遊龍門奉先寺)의 운을 빌려 3 수로 이루어진 연시이다. 불심이 풍겨지는 은은한 용문사에서 자연의 경치도 완상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는 반성의 서정이 표현되었다.

♣ 참고 자료-------------------------------------------------------

용문사와 은행나무

용문사는 신라 신덕왕 2년(913) 대경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하며,

세종 29년(1447) 수양대군이 모후 소헌왕후 심 씨를 위하여 보전을 다시 지었고 세조 3년(1457) 왕명으로 중수하였다.

성종 11년(1480) 처안스님이 중수한 뒤 고종 30년(1893) 봉성 대사가 중창하였으나, 순종원년(1907) 의병의 근거지로 사용되자 일본군이 불태웠다. 1909년 취운스님이 큰방을 중건한 뒤 1938년 태욱스님이 대웅전, 어실각, 노전, 칠성각, 기념각, 요사등을 중건하였으며, 1982년부터 지금까지 대웅전, 삼성각, 범종각, 지장전, 관음전, 요사채, 일주문, 다원 등을 새로 중건하고 불사리탑, 미륵불을 조성하였다.

경내에는 권근이 지은 보물 제531호 정지국사부도 및 비와 지방유형문화재 제172호 금동관음보살좌상, 천연기념물 제 30호 은행나무가 있다.

 

은행나무 는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 산 99-1 에 있으며

면적 258m2. 수량 1그루. 1962년 12월 3일 지정. 추정수령 1100년. 지정사유 노거수. 용문사 소유. 나무높이 62m, 가슴높이 줄기둘레 14m이다.

용문사 경내에 있는 이 은행나무는 암나무이며, 줄기 아랫부분에 큰혹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나무 중 가장 키가 크며, 우람하고 당당한 위엄을 풍기는 대표적인 명목이라 할 수 있다. 이 나무는 신라 경순왕(敬順王)의 세자였던 마의태자가 나라 잃은 슬픔을 안고 금강산으로 가는 길에 심었다고도 하고, 또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義湘大師)가 그의 지팡이를 꽂은 것이라고도 한다.

이 나무가 자라는 동안 많은 전쟁과 화재가 있었으나 이 나무만은 그 화를 면했다고 한다. 사천왕전(四天王殿)이 불탄 뒤부터는 이 나무를 천왕목(天王木)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이 나무에 얽힌 이야기는 많다.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는 소리를 내어 그 변고를 알렸다고 할 정도로 신령스런 나무로 인식되어 숭배의 대상이 되고 있다. 조선 세종(世宗) 때는 정삼품(正三品)보다 더 높은 당상직첩(堂上職牒)을 하사받은 명목(名木)이다.

       http://www.yongmunsa.org/   (양평군 용문사 자료에서 인용함)

 

<<부탁을 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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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백촌거사와 함께하는 한시여행
글쓴이 : 백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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