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황산과 그 문우들

추사 김정희를 위하여 그리다.

추읍산 2010. 2. 22. 12:44

 

 

所貴神勝

何求形似

以贈同好


?傍硯?

黃山自題

冬夜爲秋史仁兄作


黃山

 


<귀한 바는 정신이 빼어남인데 어찌 형사(形似)를 구하리까. 같이 좋아할 이에게 드리노니 벼룻상 머리에 놓아두소서. 황산(黃山)이 스스로 씀. 겨울밤 추사 인형(仁兄)을 위해 그리다.

 

『위 괴석도는 黃山이 秋史를 위하여 그린 그림으로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함박눈이 쏟아지는 삼청동의 김유근(金逌根 1785~1840, 號 黃山)의 집인 백련사(종로구 삼청동 25번지 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자리)의 겨울밤은 깊어가고 경복궁을 사이로 부르면 들릴듯한 월성위궁(종로구 적선동 67) 사랑방에서 책을 읽고 있을 벗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를 생각하면서 돌 그림을 그렸을 것으로 추리합니다. 돌을 좋아하고 돌 그림으로 유명하신 황산은 돌에 대한 여러 작품을 남기셨는데 부분적으로 남아 이렇게 볼 수 있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황산과 이재 권돈인(彛齋 權敦仁, 1783~1859) 추사를 가리켜 석교(石交 : 돌같이 변치 않는 우정)사이라고 하신 황산유고의 서화정(書畵幀)이 생각납니다. 어느때 쯤에 그렸을까? 옛날 분들은 작품을 만든 때를 기록해 놓지 아니할 적이 많았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연대를 알 수 없지만 黃山이 30대 중반인 1820년(순조 20) 경에 그린 그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