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황산과 그 문우들

돌 그림에 써서 이재(彛齋)에게 주다

추읍산 2010. 2. 22. 14:40

황산 김유근은 추사 김정희 뿐만 아니라 이재 권돈인에게도 돌 그림을 그려주면서 글을 남겼는데 그림을 볼 수 없고 글만 남아있어 아래 소개합니다. 아래는 황산유고에 나오는 글에서 발췌하였다.


題畵石 寄彛齋  제화석 기이재

돌 그림에 써서 이재(彛齋)259)에게 주다

 

我本無寸長   아본무촌장  나는 본래조금의 장점도 없고

性復頑如石   성복완여석  성격 돌처럼 완고하네

所以與石好   소이여석호  그래서 돌을 좋아해

相對忘朝夕   상대망조석  마주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지

心與石全北   이여석전북  마음이 돌에 완전히 동화되여

下筆渾無迹   하필혼무적  붓을 대면 흔적이 없네

奇醜痩透漏   기추수투누  못 생기고 삐죽하며 엉성하게 그리니

未必拘繩尺   미필구승척  굳이 법도에 얽매이지 않지

隨手自成形   수수자성형  손 가는 대로 완성된 모양이

種種具一格   종종구일격  가끔 하나의 풍격을 갖추기도 하네

興到輒揮灑   흥도첩휘리  흥에 겨우면 즉시 붓을 휘두르고

棄置復不惜   기치복불석  버려도 다시 아까워하지 않지

常怪業畵者   상괴업화자  참으로 이상하구나. 그림쟁이들은

自愛如拱璧   자애여공벽  자기들은 큰 보물인양 아껴

見人來乞畵   견인래걸화  누군가 와서 그림 달라 하면

色莊加怒斥   색장가노척  엄숙한 체 하며 성내고 꾸짖네

我則異於是   아칙이어시  나는 이들과는 달라

於人無所擇   어인무소택  사람을 가리지 않으니

爲作畵石詩   위작화석시  돌 그림에 대한 시를 지어

遍告天下客   편고천하객  세상 나그네에게 두루 고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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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 이재(彛齋) : 주 225) 참조. 권돈인(權敦仁)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