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편지

김조균(金祚均)이 김정균(金定均)에게 보낸 편지 3

추읍산 2011. 4. 7. 18:16

양평 친환경농업박물관<역사관> 소장          도록 p121

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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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342~343

67. 김조균(金祚均)이 김정균(金定均)에게 보낸 편지 3

(1883.6.4.)


卄八日黃老人之來 伏承下書 而間以歲祟爲苦 未卽上答 伏悚伏悚 伏未審如此暵熱 侍中氣體候萬安 從叔父主患節 不至大損 間進何劑耶 伏慕伏慕 閤度亦爲均寧否 再從弟苟頑於暑炎之中 而親節自數日前 以眩氣與嘔逆之祟添損 連以公故又多極惱 情私煎灼 何可形達 黃老人謹當秋生後 卽爲下去之意言及矣 下諒勿慮若何 新第則以來月搬移爲敦定耶 聞於黃老人 則近水舟楫之行可以平挹 基宅甚佳云 伏庸健羨 兄主則以淸福生享江湖之美 從弟則舊厄未盡 紛紛於城闉中者 何其貴賤之懸異也 自顧自愧而已也 弟之平生所望 惟在於漁樵江山之味矣 終亦未遂 豈非命數耶 校洞兄主 間除敦都 今日出肅矣 而十七八日間呈辭後 行次豊鄕爲敎耳 近見朝紙 則朝臣多以在外 至於刊削之典 其爲下鄕者 似爲悚然也 景台亦在此中云耳 餘揮汗略此 不備達

癸未六月初四日 從弟 祚均 上書


 28일에 황(黃)노인이 와서 보내주신 편지를 받았으나, 그간 병으로 고생하느라 즉시 답장을 올리지 못하여 매우 송구합니다. 이렇게 더운 때에 어른 모시고 평안히 지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종숙부(從叔父)님의 병환은 큰 손상은 없으신지요? 그간 어떤 약을 올리셨습니까? 매우 그립습니다. 온 집안 사람들도 모두 평안합니까? 저는 더운 날씨에도 구차하게 질긴 목숨을 부지하고 있으며, 아버지는 며칠 전부터 어지럼증과 구토를 앓아 건강을 해치셨고, 연이어 공무로 매우 바쁘게 지내고 있으니 안타깝고 걱정되는 마음을 어찌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황노인은 가을 후에 내려가겠다고 말했으니, 그리 아시고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새 집으로는 다음 달에 이사하시기로 결정하셨습니까? 황노인에게 들으니, 물에서 가까워 배로 다니기 편하여 집 자리가 매우 좋다고 하였습니다. 부럽습니다. 형님은 맑은 복을 받아 살아서 강호(江湖)의 멋진 경치를 누리시는데, 저는 오래된 액운이 아직 끝나지 않아 도회지에서 바쁘게 지내니, 두 사람의 귀천(貴賤)이 어찌 이리도 다릅니까? 스스로 돌아보고 부끄러울 뿐입니다. 저의 평생 소망은 자연 속에서 평범한 삶을 누리는 것일 뿐인데, 끝내 이루지 못했으니 이 어찌 운명이 아니겠습니까?

 교동(校洞) 형님은 그간 돈도(敦都: 敦寧府都正)에 제수되어 오늘 나아가 사은숙배(謝恩肅拜)하고 17,18일 경에 정사(呈辭: 사표를 올림)한 후 풍향(豊鄕: 경기도 豊德)으로 행차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최근에 조지(朝紙: 朝報)를 보니 조신(朝臣)들이 서울 밖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관직에서 해임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교동 형님의 낙향은 아마도 송구스러움 때문인가 합니다. 경태(景台)도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땀을 훔치며 대략 쓰고 이만 줄입니다.


 1883년 6월 4일 종제(從弟) 조균(祚均)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