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황산과 그 문우들

벼루에 담긴 우정

추읍산 2015. 11. 1. 16:28

친구의 시구(詩句)를 채우다

발췌한 곳 : 아래

한국학, 그림을 그리다

 

친구와 그림

글 :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134&contents_id=17086 

 

황산[김유근(逌根 1785-1840)은 일찍 죽은 친구 담화(澹華) 심 자순(沈子純)이 준 벼루에 시와 글씨를 새겼다. 담화는 심의직(沈宜稷, 1774-1807)이란 요절한 문장가이다. 기발하게도 담화가 미완성으로 남긴 시구를 자기가 마저 채워 한 작품으로 완성하였다. 벼루에 새긴 내용 전문은 다음과 같다.

 

가을이라 절로 탄식하노니 / 秋人發 歎息

흰 이슬은 난초 언덕에 내리네  / 白露生蘭皐

강 위에 달은 예전과 똑같건마는  / 江月宛如昨

그대 그리워 마음 홀로 외롭네  / 思君心獨勞

 

첫 두 구절은 옛 친구 담화 심자순의 시이다. 예전에 어울리던 일을 생각하고 아래 구절을 채워 절구 한 수를 짓고 그가 준 벼루 뒤에 새겨 넣는다. 황산 거사(上句則故友沈子純詩也, 感念舊遊, 足成一絶, 銘于所贈硏背. 黃山居士).

 

 작은 벼루에 새긴 사연이 뭉클하다. 그런데 황산은 글을 쓰고 추사에게 맡겨 글씨를 쓰게 했다. 추사가 벼루에 새길 글씨를 여러 서체로 연습한 종이가 지금껏 남아있다. 아쉽게도 벼루 실물은 현재 전하지 않는다. 추사의 연습 글씨에는 쓸쓸하고 애잔한 우정이 잔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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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2011- 2012 있었던『 제3회 양평의 명가전 향곡 안동 김 씨 문정공파』 도록 「황산과 추사, 그리고 이재의 교유와 예술에서 옮겼습니다.」

김정희 <김유근 벼루를 위한 글 습작> 국립중앙박물관

 

 

김정희<김유근 벼루를 위한 글>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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