贈鳴鳳寺僧景旻
명봉사(鳴鳳寺)4) 승려 경민(景旻)에게 주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申勤老釋子 신근노석자 정성스런 노승(老僧)이
慙媿遠來情 창괴원래정 멀리 찾아준 마음에 부끄럽구나
雨雪千山逈 우설천산형 온 산에 아득히 눈이 내리는데
行裝一衲輕 행장일납경 짐이라곤 가사(袈裟) 한 벌, 정말 단촐하네
緣機關夙世 연기관숙세 인연은 전생(前生) 따라 이어지는 법
功德了多生 공덕료다생 공덕은 윤회 속 여러 삶에 베풀었겠지
後會知河日 후회지하일 어느 날 다시 만날 수 있을까
臨歧眼更明 임기안경명 기로에 서니 눈이 다시 반짝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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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명봉사(鳴鳳寺) : 경북 예천군 소백산 자락에 있는 절로, 875년(신라 헌강왕 원년) 두운(杜雲) 선사가 창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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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1827년에서 1828년 사이에 있는 겨울철일 것이다. 유고의 편차는 그 순서에 의하고 있음이 높기 때문이다. 수원유수(화성유수)의 근무처인 화성행궁 안, 눈은 내리고 스님은 한겨울 눈 내리는 날 왜 이곳을 찾아왔을까? 이런저런 주고받는 자리에는 사랑이 흘렀을 것이다. 승려 경민은 누구? 인가. 정민 교수가 쓴 글 「추사와 다선(茶禪) 향훈(向薰)」에서 보면 완호(玩虎) 윤우(倫佑, 1758-1826)와 환봉(喚峰) 경민(景旻)의 법맥을 이었다. 그의 이름은 추사가 초의에게 보낸 걸명서(乞茗書)에 몇 차례 등장한다. 하지만 생애는 물론 생몰연대조차 분명히 알 수가 없다고 하였는데 이곳 황산 유고에 등장하니 어떤 사이일까? 얽힌 사연엔 사랑이 전재됐을 것이다. 끝도 없는 탐구 ? 은 증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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