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집에오다

추읍산 2009. 11. 17. 09:56

還家


집에오다

 

김유근(金根 1785~1840)


久客還家歲色新  구객환가세색신   오랜 나그네 집에 돌아오니 세월이 새로운데

庭軒宿歷欲生塵  정헌숙력욕생진   집안은 적막하여 먼지가 일려 하네

牀頭唯有寒梅樹  상두유유한매수   침상 머리 오직 추위를 이긴 매화나무

留得殘香侍故人  유득잔향시고인   남은 향기 머금어 옛 사람을 기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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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김유근이 1828년(순조 28) 봄, 수원 유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고 명에 의해 이임하여 귀경길에 올라 서울로 왔다.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니 하루 만에 도착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서울의 삼청동의 살던 집인 백련사(白蓮社 . 현 종로구 삼청동 25~1 한국 교육과정평가원 자리)로 왔다. 수원 유수 때는 가족과 함께 했는지 아니면 가족은 백련사에 남아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부친(金龍淳 1754~1823)은 운명하신지 5년이 되었고 모친인 풍산 홍씨께서 생존하여 계셨을 것으로 판단한다. 인사를 드리고 바로 이웃인 옥호정(玉壺亭)으로 가서 생부(生父)이신 영안 부원군 김조순과 생모(生母)이신 청양 부부인 심씨에게 돌아왔다고 인사를 드렸을 것이다. 그리고 백련사로 돌아와 그간 돌아보지 못했던 집안을 돌아보고 먼지 쌓인 서고를 정리하면서 온갖 상념이 스쳤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때 심정을 시 한 수로 남겼다. 이때는 효명 세자가 대리 청정을 맡은 지도 2년째로 접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