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
눈
김유근(金逌根 1785~1840)
漫地遮天眼忽迷 만지차천안홀미 땅 뒤덮고 하늘 가려 시야가 흐릿한데
縱橫飄瞥任高低 종행표별임고저 상하사방 제멋대로 나부끼며 떨어지네
包籠夷險平無盡 포롱이험평무진 낮은 곳 험한 곳 모두 감싸 끝없이 평평하고
粧點洪纖凈欲齊 장점홍섬정욕제 큰 것 작은 것 단장해 모두 깨끗하구나
入夜魚龍方穩臥 입야어룡방온와 한밤 되자 어룡(魚龍)은 조용히 눞고
乘晨虎豹自交蹄 승신호표자교제 새벽 틈타 호표(虎豹)는 어슬렁 어슬렁
瓊樓莫道扳援絶 경루막도반원절 달 속 궁전 오르는 길 끊어졌다 말하지 말라
萬樹連山化玉梯 만수연산화옥제 이어진 산 수 많은 나무가 옥 사다리 되었으니
萬戶千門一望迷 만호천문일망미 가가호호 대문들 바라보니 아스라한데
同雲四合暮山抵 동운사합모산저 사방에서 눈 내려 저물녘 산이 낮게 보이네
排空作勢風無定 배공작세풍무정 하늘에 솟아올라 세차니 바람은 제멋데로 불고
着地成形物不齊 착지성형물부제 땅에 내려앉아 생긴 모양 물건마다 제각각이네
宿處難尋俄失逕 숙처난심아실경 머물던 집 찾지 못해 잠깐사이 길을 잃고
前踨易逐己過蹄 전종이축기과제 이전 발자국 좇기 쉬우나 이미 눈에 덮혔네
玉樓壁殿光連夜 옥루벽전광연야 달속 궁전 밝은 빛 밤새 비추니
似上羅公入月梯 사상라공입월제 달에 들어간 나공(羅公)의 사다리 오르는 듯하네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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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달에 ----- 오르는 듯하네 : 당(唐)나라 도사(道士) 나공원(羅公遠)이 개원(開元) 연간 추석날 밤에 현종(玄宗)을 모시고 궁중에서 달을 구경하다가 계수나무 지팡이를 공중에 던지니 큰 다리가 되어 현종과 함께 올라 월궁(月宮)에 이르렀다 한다. <『당일사(唐逸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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