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수선화

추읍산 2009. 12. 5. 00:12

 

水仙花

수선화

김유근(金逌根 1785~1840)


裁成六出玉溫然   재성육출옥온연  돋아난 여섯 꽃잎 옥처럼 온화하고

水上輕盈望似仙   수상경영망사선  물가에 가녀린 자태 바라보니 신선인 듯

性近芙蕖嫌濁淖   성근부거혐탁뇨  연꽃 같은 성품은 더러움 싫어하고

色同薝葍更嬋娟   색동담복갱선연  치자 꽃 같은 빛깔은 그보다 더 곱구나

托根不藉陽春地   탁근불자양춘지  봄볕 드는 곳 아나라도 뿌리를 내리고

敷萼渾忘雨雪天   부악혼망우설천   눈 내리는 날 아랑곳 않고 꽃을 피우네

香聞維摩憐病臥   향문유마련병와   불쌍한 병든 유마힐(維摩詰)34) 그 향기 맡으니

多生誰復了諸緣   다생수복료제연   윤회 속 인생 그 누가 인연을 벗어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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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불쌍한 병든 유마힐(維摩詰) : 유마힐은 석가의 속제자(俗弟子) 유마힐 거사(居士)이다. 석가가 어느 날 설법할 때에 그는 병을 핑계로 법회에 나가지 않고 침상에 누워 있었다. 석가가 문수보살(文殊菩薩)을 보내어 문병했는데, 문수보살이, "거사의 병은 무엇 때문에 생긴 것입니까? 하자, 일체중생이 병들었기 때문에 나도 병이 들었으니, 만일 일체중생이 병들지 않을 수 있다면 그 즉시 내 병도 사라질 것이다." 했다. <『유마경(維摩經)』> 전하여 승려가 병난것을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단지 자신의 질병을 유마힐의 질병에 비유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