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에

歲暮 세모

세모에

김유근(金逌根1785~1840)

蕭蕭髩髮歲華驚 소소빈발세화경 듬성듬성해진 머리 흘러간 세월에 놀라고

磊落秋空倚晩晴 뢰락추공의만청 광활한 가을 하늘 석양 속에 맑구나

少府才踈懷帝室 소부재소회제실 재주 없는 소부(少府)는 제실(帝室)을 염려하였고99)

長文官達忝家聲 장문관달첨가성 영달한 장문(長文)은 가문 명성 더렵혔네100)

何妨下澤歸鄕里 하방하택귀향리 하택거(下澤車)101) 타고 귀향함이 무슨 문제인가

却悔中山露性名 각회중산로성명 중산(中山)102)에서 이름 드러낸 일 후회스럽지

物我相忘知有日 물아상망지유일 언젠가는 물아일체 경지 도달하리니

無將毁譽博餘生 무장훼예박여생 비방과 명예로 남은 인생 걸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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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재주 없는...염려하였고 : 소부(少府)는 후한 때 북해 상(北海相)을 지낸 공융(孔融)을 이른다. 공융은 높은 기개를 자부하여 국가의 위난을 평정하는 데에 뜻을 두었으나, 재주는 거친 데다 의지만 원대하여 끝내 공을 이루지 못하고 조조에게 죽임을 당했다.<『후한서』70「정공순열전(鄭孔荀列傳) 공융 조항」

100) 영달한...더렵혔네 : 진기(陳紀)의 아들 진군(陳群)의 자(字)이다. "대구장(大丘長) 진식(陣寔), 그의 아들 홍려경(鴻臚臚) 진기(陳紀). 진기의 아들 사공(司空) 진군. 진군의 아들 진태(陳泰, 이 4대는 한(漢)나라와 위(魏)나라에서 모두 명성이 높았지만, 덕은 세대가 지나면서 점차 줄어들었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이 이것을 비평하여. "사공이 된 진군은 아버지인 홍려경 진기에 부끄럽고, 진기는 또 그의 아버지인 대구장 진식에 부끄럽다." 했다. <『박물지(博物志)』<『세설신어』5「방정(方正)」>

101) 하택거(下澤車) : 주 61) 참조. 작은 수레 이름이다.

102) 중산(中山)에서...후회스럽지 : 중산은 산 이름으로 , 옛날에 토끼털이 많이 나와서 붓의 명산지이다.한유(韓愈)의 「모영전(毛潁轉)」에서 토끼털로 만든 붓을 의인화하여, "모영은 중산 사람이다. ...동곽에 사는 놈을 준이라 하는데, 재빨라서 잘 달린다. [毛穎中山人也...居東郭者曰? 狡而善走]" 했다. 여기서는 작자가 문필로 이름난 것을 후회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