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수기(壽器)에 스스로 쓰다

추읍산 2011. 1. 22. 19:00

 

自題壽器 자제수기

수기(壽器)106)에 스스로 쓰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涵濡雨露幾多年 함유우로기다년 이 나무 비와 이슬에 몇 년이나 젖었나

貍首之斑若美然 리수지반약미연 삵괭이 머리처럼 알록달록한 관목(棺木)107)이 아름답네

欲識先生安泊所 욕식선생안박소 선생께서 편히 잠드실 곳 알고자 한다면

不知何物屬身邊 부지하물속신변 어떤 물건이 신변에 닿을지 알아야겠지


-----------------------------------


106) 수기(壽器) : 나이가 많은 분을 위하여 미리 장만해 두는 수의를 일컫는데, 여기서는 시의 내용으로 보면 관이다.


107) 삵괭이...관목 : 공자(孔子)의 오랜 친구 원양(原壤)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공자가 관목을 손질하는 것을 도왔는데, 원양이 관목에 올라가 노래하여, "무늬는 살쾡이 머리처럼 알록달록하고, 나무결은 여인의 손을 잡은 것처럼  부드럽구나." 하였다. ...공자께서 "내가 듣건데, 친척을 대함에 어떤 일이 있어도 친척으로서의 정을 끊지 말고, 오랜 친구에게는 우정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했다." [孔子之故人 曰原壤 其母死 夫子刞之沐槨 原壤登木 歌曰 貍首之斑然 執女手之卷然 ... 夫子曰 丘聞之 親者母失其爲親也 故者母失其爲故也] <『예기(禮記)』「단궁(檀弓)」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