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조자앙(趙子昻)의 「악왕분(岳王墳)시에 차운하다

추읍산 2011. 1. 28.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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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자앙(趙子昻)의 「악왕분(岳王墳)」시162)에 차운하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天運偏安厭亂離 천운편안염난이 하늘은 난리보다 평온한 세상을 원하는데

霜臺一夜藎臣危 상대일야신신위 어사대(御史臺163)의 충신 하룻밤에 위태로워졌네

惟聞江北來泥馬 유문강북래니마 장강(長江) 이북에 진흙 말 온다 하고164)

斷望河南返義旗 단망하남반의기 희망 끊긴 하남(河南)에 의로운 깃발 돌렸네165)

前轍同歸功不賞 전철동귀공불상 옛적에 그랬던 것처럼 공로에 상주지 않고

奸謀傍勢難支 간모방사세난지 간사한 계책으로 엿보니 어쩔 수가 없네

繁華自是移人意 번화자시이인의 부귀영화는 본디 마음을 변하게 하니166)

誰識當時二帝悲 수식당시이제비 누가 그 때 두 황제의 슬픔167) 알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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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조자앙(趙子昻)의 「악왕분(岳王墳)」시 : 자양은 조맹부(赵孟頫,

1254~1322)의 자(字)이다. 조자양은 호가 송설도인(松雪道人)이고, 원나라 문인화가로 시서화의 능했으며, 송설체(松雪體)라는 서체로 유명했다. 악왕은 금(金)나라에 대항했던 남송(南宋)의 영웅 악비(岳飛 1127~1279)이다. 악왕의 사당은 남송 가정(嘉定) 14년(1221)에 지어졌다. 처음에는 포충연복선사(褒忠衍福禅寺)라 불리다가 명(明)나라 천순(天順) 연간에 충렬묘(忠烈庙)라 개칭하고 아울러 악비를 악왕(鄂王)으로 추봉(追封)하고 악왕묘(鄂王庙)라고도 칭하였다. 조맹부의 시는 다음과 같은데, 왕조의 흥망성쇠에 대한 감상을 토로하며 남송의 멸망에 대해 비분강개를 드러내고 있다. 鄂王墓上草禽禽 秋日荒凉石兽危 南渡君臣轻社稷 中原父老望旌旗 英雄己死嗟何及 天下中分遂不支 莫向西湖歌此曲水光山色不胜悲


163) 어사대(御史臺) : 어사대는 관리들의 감찰, 탄핵 등의 일을 하는 기관이다.


164) 장강(長江)...온다 하고 : 전해오는 이야기로, 정강(靖康)의 변란 때 강왕(康王, 후일 고종)이 금나라에 인질로 갔는데, 활을 너무 잘 쏘아 금나라에서 왕자가 아니라고 여겨 돌려보냈다.  돌아오는 길에 피곤하여 최부군묘(崔府君廟)에서 잠이 들었는데 꿈에 신인(神人)이 나타나, 금나라에서 추격해오니 빨리 떠나라, 문앞에 말이 준비되어 있다. 했다. 강왕이 놀라 깨어 보니 말이 곁에 있어 올라 타고 남쪽으로 내달렸다. 황하를 건넌 뒤에는 말이 움직이지 않아 아래를 보니 진흙으로 만든 말이었다. <辛疾『남도록(南渡錄)』> 고종이 돌아와 금나라를 무찌르지 못하고 남송을 건국한 것을 말한다.++


165) 희망 끊긴...깃발 돌렸네 : 주화파 진회(秦檜)에 의해 강화가 성립되어 더 이상 전투를 할 수 없다는 말이다.


166) 부귀영화는...변하게 하니 : 고종이 남송을 건국한 뒤에 그와 관리들이 안일함에 빠져 더 이상 구토 수복을 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167) 두 황제의 슬픔 : 두 황제는 1127년 금나라의 침입 때 잡혀간 휘종(徽宗)과 그의 맏아들 흠종(欽宗)을 말하는데, 이때의 일을 정강(靖康)의 변란이라 한다. 이후 송나라는 휘종의 9번째 아들 고종이 즉위하여 임안(臨安, 지금의 항주)으로 내려가 남송을 건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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