又次前韻 우차전운
또 앞의 시에 차운하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驀地相逢眼忽明 맥지상봉안홀명 뜻밖에 서로 만나 눈이 문득 밝아지니
藕花無數葉間生 우화무수엽간생 나란한 꽃 무수히 잎 사이 피어 있네
隨風排暑墻陰坐 수풍배서장음좌 바람 따라 더위 밀치고 담장 그늘에 앉고
借杖消閒樹底行 차장소한수저행 지팡이 짚고 한가롭게 나무 아래 거니네
得馬添憂誠確見 득마첨우성확견 말 얻고 근심 더 하는 건 틀림없는 진리이고168)
亡羊思補自恒情 망양사보자항정 양 잃고 울타리 고치는 건 일반적인 마음이네169)
連旬不及當時事 연순불급당시사 몇 십일 동안 해야 할 일 안 하고
幽抱欣然向客傾 유포흔연향객경 그윽한 회포로 기쁘게 나그네 맞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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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말 얻고...진리이고 : 새옹지마(塞翁之馬)를 이른다. 옛날 중국 북쪽 변방에 한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이 노인이 기르던 말이 멀리 달아나 버렸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위로하자 노인은 오히려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 했다. 몇 달이 지나 그 말이 한 필의 준마(駿馬)를 데리고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위로하자 노인은 도리어 화가 될는지 누가 알겠소 하며 걱정했다. 말타기를 좋아하는 노인의 아들이 그 준마를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걱정하며 위로하자 노인은 이것이 또 복이 될지 누가 알겠소. 하며 태연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니 마을 젊은이들은 싸움터로 불려 나가 대부분 죽었으나, 노인의 아들은 말에서 떨어진 후 절름발이가 되었기 때문에 전쟁에 나가지 않아 죽음을 면하게 되었다. <『회남자(淮南子)』18> 「인간훈(人間訓)」
169) 양 잃고...마음이네 : 망양보뢰(亡羊補牢)를 이른다. <『전국책(全國策)』17 「초책사(楚策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