燈下讀心太平菴詩卷
등하독심태평암시권
등불 아래 심태평암(心太平菴)179) 시집을 읽고
김유근(金逌根 1785~1840)
寒燈讀罷自沈吟 한등독파자심음 싸늘한 등불 아래 읽고 나직히 읊조리니
百首瀏渢正始音 백수류풍정시음 맑고 맑은 일백 여 수 처음을 바로잡는 곡조180)로세
劍戟森嚴開武庫 검극삼엄개무고 창칼 삼엄한 무기고 여는 듯 하고
難齊焜燿閱瓊林 난제혼요열경림 빛남을 겨룰 수 없는, 아름다운 숲 보는 듯 하네
少年華國高名振 소년화국고명진 젊은이 나라 빛내 명성 떨치고
三世承家舊步尋 삼세승가구보심 삼대 동안 가업 이어 옛 법도 계승했지
薊樹燕雲應踏遍 계수연운응답편 계주(薊州)181) 나무 연경(燕京) 구름 두루 밟았으리니
通宵大白爲君斟 통소대백위군짐 밤 새워 그대 위해 큰 술 잔 따르네------------------------------------
179) 심태평암(心太平菴) : 남송 육유(陸游)의 호이다. 육유는 자 무관(務觀), 호 방옹(放翁)이다. 그는 시를 통해 뜨거운 애국심을 표현하여 애국시인으로 불렸다. 저작으로 『검남시고(劍南詩稿)』가 있는데, 9권에「심태평양」시가 있다.
180) 처음을 바로 잡는 곡조 :『문선(文選)』복상(卜商)의「모시서(毛詩序)」에, “『시경』의「주남(周南)」과 「소남(召南)」은 처음을 바로 잡는 도리요, 왕이 펼치는 교화의 기반이다. 했는데,” 유양(劉良)의 주에, “처음을 바로잡는 도리는 바로 왕도(王道)를 바르게 하는 처음” 이라 했다.
181) 계주(薊州) : 북경성(北京城) 서쪽 덕승문(德勝門) 밖 서북쪽 지역이다. 계수는 북경 팔경(八景) 중에 하나인 ‘계문의 연기 자욱한 나무숲[薊門煙樹]’의 줄임말이다.
'기증유물 도록 > 황산유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릉(山陵)을 자세히 살펴본 뒤에 풍덕(豐德)으로 들어가 조심스레 후릉(厚 (0) | 2011.02.27 |
---|---|
송강현(松江峴)에서 비를 만나 (0) | 2011.02.11 |
대나무 (0) | 2011.02.11 |
한밤중에 다듬이 소리를 듣고 (0) | 2011.02.10 |
번민을 떨어버리며 (0) | 2011.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