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비 내리는 속에 동교(東郊)의 작은 집을 생각하며 앞 시에 차운하다

추읍산 2011. 3. 19. 12:20

雨中 憶東郊小築 次前韻

 

비 내리는 속에 동교(東郊)1)의 작은 집을 생각하며 앞 시에 차운하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東郊卜宅已多年    동교(東郊)에 집 지은지 몇 년 지났는데

相別經時爾可憐    오랫동안 떠나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구나

沿堤導水平畦出    제방 따라 물 대니 낮은 땅에 흐르고

種樹成林小麓連    나무 심어 숲 되니 작은 언덕 이어지지

 

半世沈吟爲底故    반평생 끙끙 앓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中身決退是仙緣    중년에 과감히 물러난 건 선연(仙緣)2) 덕분이지

知應他夜聯牀夢    후일 한밤중 나란히 누워 잠들어

判不風流讓後賢    그 풍류 절대 젊은 후배들에게 뒤지지 않으리



1) 동교(東郊) : 노가재(老稼齋) 김창업(金昌業)의 집이 있던 곳으로, 현 성북구 장위동이다. 작자가 무자년(1828, 순조28, 44세)에 이 집을 개수하여 거처했다. <김유근 「화수정기(花水亭記)」>


2) 선연(仙緣) : 도를 닦아 신선이 될 만한 인연이라는 뜻인데, 여기서는 벼슬을 버리고 한가하게 살 수 있는 인연이 있음을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