抵閣氏山下
각씨산(閣氏山)1) 아래 도착하여
김유근(金逌根 1785~1840)
奔走紅塵媿老吾 번잡한 속세에 분주하며 늙어버린 내가 부끄러우니
悠悠何用問前途 아득한 앞 길 물을 필요 있겠나
不求撑屋如維翰 집 떠받칠 뛰어난 영재 원치 않으니
但願生男似仲謀 중모(仲謀)2)같은 사내아이 낳기 바랄 뿐
擧室何年歸小築 언제 온 식구 데리고 작은 시골집으로 갈까
買山今日占名區 오늘 산을 사서 경치 좋은 곳 잡아야지
須看種種無餘髮 짧아진 머리 남은 것도 없으니
爲却兒孫計太愚 자손 위한 계책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지
1) 각씨산(閣氏山) : 경상북도 안동에 있는 산으로, 갈라산(葛蘿山)이라고도 한다. 옛날 갈라산 정상을 넘어 산행 길 도중 가마에 탓던 각시가 떨어져 죽은 뒤로 변고가 자주 일어나 각시의 혼(魂)을 달래고자 갈라당[각시당]을 짓고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
옮긴이의 글
각씨산은 경기도 양평군, 광주군, 여주군 경계의 앵자봉을 이르는 말로 아는데 양자산으로 알려졌다. 고향인 양평군 개군면에서 바라보면 목판같이 보여 목판산 이라고도 불렀다. 물론 안동에도 있다고 하지만 그때 정황에 맞지 않다.
'기증유물 도록 > 황산유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 가다 감회가 일어 소식(蘇軾)의 「방이공택산방불우(訪李公擇山房不遇) (0) | 2011.03.19 |
---|---|
강가의 노래 (0) | 2011.03.19 |
객점에서 한밤중에 일어나 앉아 (0) | 2011.03.19 |
남한산성에 들어가 다시 앞의 시에 차운하다 (0) | 2011.03.19 |
남한산성 가는 길 (0) | 2011.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