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길 가다 감회가 일어 소식(蘇軾)의 「방이공택산방불우(訪李公擇山房不遇)

추읍산 2011. 3. 19. 15:38

道中有懷 次東坡訪李公擇山房不遇韻

 

길 가다 감회가 일어 소식(蘇軾)의 「방이공택산방불우(訪李公擇山房不遇)」시1)에 차운하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山鳥飛飛傍水禽    산새 날아 물새 옆에 가서

空山盡日相和吟    텅빈 산 온종일 서로 노래하네

積雨溪漲通江浦    많은 비에 시내 불어 강에 통하니

漁樵路斷無人語    어부 초동 길 끊겨 말 할 사람 없네

 

我來何處欲從君    어느 곳이라도 그대 따르려 내가 오니

歷遍山店與水村    산 객점 강마을 거치지 않은 곳 없지

匪伊室遠君自遠    집이 먼 것이 아니라 그대가 멀리 하는 것2)

詩人所諷微而婉    시인의 풍자 은미하면서도 정곡을 찌르지

 

谷雲嶺月慣知名    골짝 구름 봉우리 달 익숙히 내 이름 아니

笑我不憚頻繁行    빈번한 행차 꺼리지 않는 나를 비웃네

洲中之芷林中萼    모래톱 지초(芝草) 숲속 꽃

紛紛爲誰開且落    누굴 위해 그리 많이 피고 지는가

 

步步回首歸來遲    걸음마다 돌아보나 돌아갈 길 더뎌

臨風悵望空移時    바람 맞으며 슬프게 바라보며 공연히 시간만 보내네

世路多岐日奔走    세상살이 갈림길 많아 매일 분주하니

鐘鳴漏盡君何有    종 울리고 물시계 다하는데 그대 상관 않겠지



1) 「방이공택산방불우(訪李公擇山房不遇)」시 : 공택은 송나라 황정견(黃庭堅)의 장인 이상(李常)의 자(字)이다. 이상은 소식의 오랜 벗인데, 젊었을 때 여산(廬山)의 백석승사(白石僧舍)에서 공부하고, 과거에 급제한 후에는 장서(藏書) 1만 권을 뽑아서 공부하던 집에 기증하고 그 곳을 이씨산방(李氏山房)이라 명명했다.


2) 집이…하는 것 : 찾아주지 않는 것은 마음이 없어서이지 집이 멀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논어 』「자한(子罕)」>에, “당체(唐棣)의 꽃이여, 바람에 펄럭이는구나. 어찌 그대를 생각하지 않으리오마는 집이 멀기 때문이다.” 했는데, 이에 대해 공자가, “생각하지 않을지언정 어찌 멂이 있겠는가.” 했다. [唐棣之華 偏其反而 豈不爾思 室是遠而 子曰 未之思也 夫何遠之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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