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中有懷 次東坡訪李公擇山房不遇韻
길 가다 감회가 일어 소식(蘇軾)의 「방이공택산방불우(訪李公擇山房不遇)」시1)에 차운하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山鳥飛飛傍水禽 산새 날아 물새 옆에 가서
空山盡日相和吟 텅빈 산 온종일 서로 노래하네
積雨溪漲通江浦 많은 비에 시내 불어 강에 통하니
漁樵路斷無人語 어부 초동 길 끊겨 말 할 사람 없네
我來何處欲從君 어느 곳이라도 그대 따르려 내가 오니
歷遍山店與水村 산 객점 강마을 거치지 않은 곳 없지
匪伊室遠君自遠 집이 먼 것이 아니라 그대가 멀리 하는 것2)
詩人所諷微而婉 시인의 풍자 은미하면서도 정곡을 찌르지
谷雲嶺月慣知名 골짝 구름 봉우리 달 익숙히 내 이름 아니
笑我不憚頻繁行 빈번한 행차 꺼리지 않는 나를 비웃네
洲中之芷林中萼 모래톱 지초(芝草) 숲속 꽃
紛紛爲誰開且落 누굴 위해 그리 많이 피고 지는가
步步回首歸來遲 걸음마다 돌아보나 돌아갈 길 더뎌
臨風悵望空移時 바람 맞으며 슬프게 바라보며 공연히 시간만 보내네
世路多岐日奔走 세상살이 갈림길 많아 매일 분주하니
鐘鳴漏盡君何有 종 울리고 물시계 다하는데 그대 상관 않겠지
1) 「방이공택산방불우(訪李公擇山房不遇)」시 : 공택은 송나라 황정견(黃庭堅)의 장인 이상(李常)의 자(字)이다. 이상은 소식의 오랜 벗인데, 젊었을 때 여산(廬山)의 백석승사(白石僧舍)에서 공부하고, 과거에 급제한 후에는 장서(藏書) 1만 권을 뽑아서 공부하던 집에 기증하고 그 곳을 이씨산방(李氏山房)이라 명명했다.
2) 집이…하는 것 : 찾아주지 않는 것은 마음이 없어서이지 집이 멀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논어 』「자한(子罕)」>에, “당체(唐棣)의 꽃이여, 바람에 펄럭이는구나. 어찌 그대를 생각하지 않으리오마는 집이 멀기 때문이다.” 했는데, 이에 대해 공자가, “생각하지 않을지언정 어찌 멂이 있겠는가.” 했다. [唐棣之華 偏其反而 豈不爾思 室是遠而 子曰 未之思也 夫何遠之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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