漫吟
그냥 한 번 읊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老去荒塗閱古今 거친 세상 늙어가며 고금을 살펴보니
峩山洋水是知音 높은 산 출렁이는 강 바로 지음(知音)이구나1)
詩書靜好靑春日 청춘시절엔 훌륭한 시경 서경 익혔는데
歌筑飛騰白髮心 늙은 마음엔 떠들썩한 노래 음악 좋아지네
謝客階前封厚蘚 손님 사양하는 섬돌엔 두꺼운 이끼 자라고
近人榻外有閒禽 가까이 있는 평상엔 한가한 새 노니네
死後生前無二致 삶과 죽음 두 이치 아니니
行裝汚不篋贏金 길 떠날 때 구차히 남은 재물 쌓아두지 않으리
1) 높은 산…지음(知音)이구나 : 춘추시대 금(琴)의 명수 백아(伯牙)가 종자기(鍾子期) 앞에서 「고산유수곡(高山流水曲)」을 연주했는데, 백아의 뜻이 태산에 있으면 종자기가, “높고 높구나. [峩峩]” 하였고, 뜻이 흐르는 물에 있으면 “출렁출렁 하는구나. [洋洋]” 하였다. <『열자(列子)』 「탕문(湯問)」> 지음은 음악의 가락을 잘 이해한다는 뜻으로, 벗 사이에 서로 마음을 잘 이해함을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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