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日咏懷
봄날 회포를 읊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暑來寒去古今同 더위 가고 추위 오는 건 고금에 같은 법
末路浮榮摠是空 말년의 구름 같은 영화 모두 헛것이지
志士何曾安牖下 지사(志士)는 옛날부터 집안에만 있지 않았으니
餘年只合寄書中 남은 인생 마땅히 책과 씨름해야지
定敎竟夕評花月 밤새도록 화조월석(花朝月夕)1) 품평할 만하니
難得良辰少雨風 만나기 어려운 좋은 이 때 비바람도 없는데
硯北樽前相對坐 벼루 북쪽2)에 앉아 술동이와 마주하여
看吾白髮已成翁 백발 바라보는 나는 이미 늙은이일세
1) 화조월석(花朝月夕) : 꽃 피는 아침과 달 뜨는 저녁이라는 뜻으로, 좋은 경치를 이른다.
2) 벼루 북쪽 : 작자가 책상에 앉아 있음을 이른 것이다. 책상과 벼루를 남쪽을 향하여 놓았을 때 자기 몸은 그 벼루의 북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벼루 북쪽이라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