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한식날

추읍산 2011. 3. 19. 17:13

寒食

한식날


김유근(金逌根 1785~1840)


朝烟寂寞鎖山容    아침 이내 고요히 산 모습 가리는데

花樹中寒未放紅    꽃나무는 추위에 꽃을 못 피우네

楡火杏餳時節届    유화(楡火)1)와 행당(杏餳)2)하는 시절 이르니

紙錢麥飯古今同    지전(紙錢)3)과 맥반(麥飯)4) 예나 지금이나 같지

 

鄕愁難禁衰遲日    늘그막에 고향 생각 막을 수 없는데

公事偏侵病臥中    병석 중에 공무는 내게만 몰리네

下澤他年歸計遂    훗날 하택거(下澤車)5) 타고 기필코 귀향할 것이니

不敎馬少獨稱雄    마소유(馬少游)만이 으뜸이라 하지 말라



1) 유화(楡火) : 봄철 느릅나무에서 취한 불이다. 옛날에 봄철에는 느릅나무 · 버드나무의 불을 취하고, 여름에는 대추나무 · 살구나무의 불을 취하는 등 계절마다 나무를 바꾸어 불을 취했다. <『주례(周禮) 』 「하관(夏官)․사관(司爟)」>


2) 행당(杏餳) : 살구씨로 만든 죽이다. 한식날 먹는 음식의 하나로, 행죽(杏粥)이라고도 한다.


3) 지전(紙錢) : 종이를 오려 돈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초상, 장례, 제사 때 사용한다.


4) 맥반(麥飯) : 보리로 지은 밥으로, 제사 때 쓰는 음식의 하나이다.


5) 하택거(下澤車) : 작은 수레 이름이다. 후한 복파장군(伏波將軍) 마원(馬援)의 사촌 동생 마소유(馬少游)가 마원의 뜻이 너무나 큼을 민망히 여겨, “사람이 한 세상에 났으면 다만 의식(衣食)을 해결할 만하다면, 하택거(下澤車)를 타고 관단마(款段馬)를 몰며 고을의 아전이나 되어 무덤을 지키고 살아서 동네에서 착한 사람이라 불리면 그만이요, 넘치는 행복을 구하는 것은 스스로 괴로울 뿐이다.” 했다. <『후한서』 24 「마원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