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食
한식날
김유근(金逌根 1785~1840)
朝烟寂寞鎖山容 아침 이내 고요히 산 모습 가리는데
花樹中寒未放紅 꽃나무는 추위에 꽃을 못 피우네
楡火杏餳時節届 유화(楡火)1)와 행당(杏餳)2)하는 시절 이르니
紙錢麥飯古今同 지전(紙錢)3)과 맥반(麥飯)4) 예나 지금이나 같지
鄕愁難禁衰遲日 늘그막에 고향 생각 막을 수 없는데
公事偏侵病臥中 병석 중에 공무는 내게만 몰리네
下澤他年歸計遂 훗날 하택거(下澤車)5) 타고 기필코 귀향할 것이니
不敎馬少獨稱雄 마소유(馬少游)만이 으뜸이라 하지 말라
1) 유화(楡火) : 봄철 느릅나무에서 취한 불이다. 옛날에 봄철에는 느릅나무 · 버드나무의 불을 취하고, 여름에는 대추나무 · 살구나무의 불을 취하는 등 계절마다 나무를 바꾸어 불을 취했다. <『주례(周禮) 』 「하관(夏官)․사관(司爟)」>
2) 행당(杏餳) : 살구씨로 만든 죽이다. 한식날 먹는 음식의 하나로, 행죽(杏粥)이라고도 한다.
3) 지전(紙錢) : 종이를 오려 돈 모양으로 만든 것으로, 초상, 장례, 제사 때 사용한다.
4) 맥반(麥飯) : 보리로 지은 밥으로, 제사 때 쓰는 음식의 하나이다.
5) 하택거(下澤車) : 작은 수레 이름이다. 후한 복파장군(伏波將軍) 마원(馬援)의 사촌 동생 마소유(馬少游)가 마원의 뜻이 너무나 큼을 민망히 여겨, “사람이 한 세상에 났으면 다만 의식(衣食)을 해결할 만하다면, 하택거(下澤車)를 타고 관단마(款段馬)를 몰며 고을의 아전이나 되어 무덤을 지키고 살아서 동네에서 착한 사람이라 불리면 그만이요, 넘치는 행복을 구하는 것은 스스로 괴로울 뿐이다.” 했다. <『후한서』 24 「마원열전」>
'기증유물 도록 > 황산유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석에서 일어나 (0) | 2011.03.19 |
---|---|
봄날 회포를 읊다 (0) | 2011.03.19 |
그냥 한 번 읊다 (0) | 2011.03.19 |
한가한 시간 보내며 또 앞의 시에 차운하다 (0) | 2011.03.19 |
작약(芍藥) 핀 정원을 슬퍼하며 앞의 시에 차운하다 (0) | 2011.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