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前韻
앞의 시에 차운하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凡人有氣血 사람에겐 혈기(血氣)가 있으니
軀命不係齒 생명은 이빨에 달려 있는 게 아니지
縱然盡脫落 이빨이 모조리 빠진다 해도
脫落卽而已 빠지면 그만일 뿐이지
一落心雖驚 한 번 빠지면 깜짝 놀라지만
落盡亦應止 다 빠지면 또한 그런 마음 없네
上下無一存 아래위로 남은 이빨 하나 없어도
在人何所恥 사람으로서 무엇이 부끄러운가
但聞落齒者 다만 들으니, 이빨 빠진 이는
常恐不遠死 머지않아 죽을 것을 걱정한다지
何苦問傍人 번거롭게 타인에게 물을 필요 있나
細檢于自己 자기 자신 자세히 살펴보면 되지
念昔少壯日 예전 젊은 시절에는
氣旺如地水 기운이 왕성해 땅의 물처럼 어디든 통했지
其白如貝編 흰 빛깔은 조개를 엮은 듯 반짝이고
其密如櫛比 치밀함은 빗살처럼 가지런하고
入口無堅物 아무리 딱딱해도 씹을 수 있었으니
銛利劒鋒似 날카롭기가 칼날 같았지
固者搖而動 견고했던 것이 흔들리고
動甚又落矣 흔들림이 심하다가 결국 빠지네
人今見此狀 사람들이 이런 모습 보고
問君幾年紀 몇 살이냐 물으니
春秋閱半百 나이는 반백년 지나고
從又屈四指 또 네 손가락 더 꼽지
交關闕支錯 입이 움직일 때 지탱할 게 없고
輔車失憑恃 위아래 턱은 의지할 곳 잃네
昔我幼哺乳 오랜 옛날 젖먹이 시절엔
何曾賴於爾 이 이빨의 도움 받은 적 없었지
窮則反其本 곤궁하면 근본으로 돌아가니
老猶孩提視 늙으면 어린애처럼 되게 마련이지
旣絶口腹累 이미 먹는 일 끊었으니
有無何憂喜 있다고 기쁘고 없다고 걱정하겠는가
因此竟辟穀 이 일 계기로 마침내 곡기(穀氣)를 끊고
延年豈不美 수명 연장하면 아름답지 않은가1)
須看漢律令 모름지기 한나라 율령(律令)을 보아야 하니
皆出張蒼子 모두 장창(張蒼)2)에게서 나왔느니라
1) 수명 연장이…않은가 : 도교에서는 곡기를 끊고 호흡 조절을 하면 무병장수할 수 있다고 한다.
2) 장창(張蒼) : 진(秦)나라 말기에 유방(劉邦)을 따라 군사를 일으켜 공을 세우고 문제(文帝) 때는 15년 동안 승상을 지냈으며 율력(律曆)에 밝았는데, 노년에 치아가 없어서 오직 젖[乳]만 마시면서 백여 세를 살았다. <한서 42 「장주조임신도전(張周趙任申屠傳)」 장창 조항>
'기증유물 도록 > 황산유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가운 비 (0) | 2011.03.19 |
---|---|
또 앞의 시에 차운하다 (0) | 2011.03.19 |
이빨이 빠져 한 문공(韓文公)의 시에 차운하다 (0) | 2011.03.19 |
한가히 읊다 (0) | 2011.03.19 |
성상께서 성균관(成均館)에 납신 날 삼가 짓다 (0) | 2011.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