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효명세자와 김유근

순조무자진작의궤(純祖戊子進爵儀軌)

추읍산 2011. 7. 1. 14:06

『순조무자진작의궤』는 1828년 2월 창경궁 자경전(慈慶殿)에서 거행되었던 진작례(進爵禮) 및 그 해 6월 창덕궁 연경당(演慶堂)에서 거행되었던 진작례에 관한 기록을 합편(合編)하여 간행했던 의궤이다. 이 책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진작례는 순조(純祖 1790~1834)의 세자이자 헌종(憲宗 1827~1849)의 부왕으로서 익종(翼宗)에 추존된 효명세자(孝明世子 1809~1830)의 주관으로 거행되었는데, 그는 모후인 순원왕후(純元王后 1789∼1857)의 보령 40세를 경축하기 위해 2월에 국가 차원의 잔치를 베풀었고 몇 달 뒤에는 탄신일을 경축하기 위해 또다시 왕실 차원의 잔치를 베풀었던 것이었다.


순조조 무자년에 치러진 이 두 차례 잔치는 그 준비에서부터 마무리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예조와 호조가 낱낱이 기록으로 남겼고, 행사가 치러진 뒤 20년이 되는 1848년 정리자(整理字)의 활자본으로 정식 간행되었다. 효명세자는 1827년 2월 순조를 대신하여 국사를 대리한 이래로 1830년 5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련의 대규모 국연을 베풀었다.

 
순조조 무자년의 진작(進爵)을 제외하고도, 1827년 9월에는 순조의 공덕을 기리는 존호를 올린 일을 경축하는 진작을 거행하였으며, 1829년 2월에는 순조의 등극 30년과 탄신 40년을 경축하는 진찬(進饌)을 거행하였고 6월에는 탄신일을 경축하는 진찬을 거행하였다. 1827년에 거행된 진작에 관한 내용은『자경전진작정례의궤(慈慶殿進爵整禮儀軌)』로 전해지고 있으며, 1829년의 진찬에 관한 내용은『순조기축진찬의궤(純祖己丑進饌儀軌)』로 전해지고 있다.

『순조무자진작의궤』가 지니고 있는 자료적 가치는, 2월에 거행되었던 자경전진작(慈慶殿進爵)과 6월에 거행되었던 연경당진작(演慶堂進爵)의 의식 거행 면모를 통해 잘 드러난다. 먼저 잔치에 참여한 인원을 제시해 본다.

A. 자경전진작 참여자:
○ 왕실 인원 11인: 순조, 순원왕후, 효명세자, 세자빈, 명온공주(明溫公主), 숙선옹주(淑善翁主), 복온공주(福溫公主), 삼공주(三公主), 숙의박씨(淑儀朴氏), 영온옹주(永溫翁主), 청근현주(淸瑾縣主).


○ 내·외빈 16인: 행호군 정의(鄭)의 처(妻), 정주목사 홍혁(洪赫)의 처, 고양군수 김좌근(金左根)의 처, 전 참봉 홍우철(洪祐喆)의 처, 영명위 홍현주(洪顯周), 동녕위 김현근(金賢根), 영안부원군 김조순(金祖淳), 수원유수 김유근(金根), 예조참판 김원근(金元根), 고양군수 김좌근(金左根), 동돈녕 박종희(朴宗喜), 행상호군 김재창(金在昌), 행대호군 박주수(朴周壽), 행호군 정의(鄭), 행우승지 박기수(朴岐壽), 신천군수 박호수(朴鎬壽).


○ 내·외 종친 및 척신 10인 : 부부인(府夫人) 심씨(沈氏), 훈련대장(訓鍊大將) 조만영(趙萬永)의 처(妻) 정부인(貞夫人) 송씨(宋氏), 고 판서 박종경(朴宗慶)의 처 정경부인(貞敬夫人) 신씨(申氏), 고 판서 이요헌(李堯憲)의 처 정부인 박씨(朴氏), 동돈녕(同敦寧) 박종희(朴宗喜)의 처 정부인 이씨(李氏). 완성군(完城君) 희(), 훈련대장 조만영, 직제학(直提學) 조인영(趙寅永), 부호군(副護軍) 이정신(李鼎臣), 사서(司書) 조병구(趙秉龜).

B. 연경당진작 참석자:
○ 왕실 인원 8인: 순조, 순원왕후, 효명세자, 세자빈, 명온공주(明溫公主), 숙선옹주(淑善翁主), 숙의박씨(淑儀朴氏), 영온옹주(永溫翁主).
○ 외빈 4인: 영명위 홍현주(洪顯周), 동녕위 김현근(金賢根). 영안부원군 김조순(金祖淳), 지돈녕 조만영(趙萬永).

잔치에 참여한 인원수만 놓고 비교해볼 때, 2월에 거행된 자경전진작은 종친과 척신까지 포함하여 37인이 초대된 대규모였음에 비하여, 6월에 거행된 연경당진작은 12인만이 초대된 소규모였음을 알 수 있다. 연경당진작에 초대된 인물의 신분을 순조 중심으로 살펴보면, 순조 본인과 그의 부인, 잔치의 주관자인 아들과 며느리, 누나인 숙선옹주와 자형인 홍현주, 딸인 명온공주와 사위인 김현근, 후궁 숙의 박씨와 딸 영온옹주, 장인 김조순, 사돈 조만영 등 매우 가까운 가족에 한정되고 있다. 곧 연경당진작은 순원왕후의 생신을 경축하기 위하여 왕실과 매우 가까운 지친(至親)들만 초대하여 베푼 비공식의 조촐한 잔치였음을 알 수 있다.

 

출처: http://spring.culturecontent.com/sub_04/sub_04_03_02.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