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황산과 그 문우들

이재(彝齋)의 벼루에 대한 명(銘)

추읍산 2012. 6. 15. 20:17

 

彛齋硯銘

이재(彝齋)1)의 벼루에 대한 명(銘)

 

     김유근(金逌根 1785~1840)


伴螢雪      반딧불과 눈을 짝하여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2)

宜子孫      자손을 훌륭하게 만드는 법

我今銘之  내가 지금 이렇게 명을 지었으니

不可諼     그 의미를 잊지 말기를



1) 이재(彝齋) : 작자의 절친한 벗 권돈인(權敦仁, 1783-1859)의 호이다. 권돈인(정조7-철종10)은 자 경희(景羲), 호 우랑(又閬)․우염(又髥)․번상촌장(樊上村庄)․과지초당노인(瓜地草堂老人), 시호 문헌(文獻)이고, 우의정 상하(尙夏)의 5대손이며, 군수 중집(中緝)의 아들이다.


2) 반딧불과…공부하는 것이 : 『진서(晋書』 「차윤전(車胤傳)」에, “차윤은 집안이 가난해서 등불을 밝힐 기름을 구하지 못하는 때가 있었다. 그래서 여름에는 흰 주머니에 수십 마리의 반딧불을 넣어, 그것으로 밤새도록 책을 비추어 보았다.” 했고, 『초학기(初學記)』에, “손강(孫康)은 집안이 가난해서 항상 내린 눈에 책을 비추어 읽었다.” 했다. 뒤에 형창설안(螢窓雪案)이라는 고사가 생겼는데, 이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부지런히 공부함을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