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다듬이 소리

추읍산 2012. 12. 16. 14:36

다듬이 소리 어디서 들려오는가

초저녁 산골 마을 울리네

끊어질 듯 이어질 듯 자장가로 들렸고

시각을 다툼일까? 그 소리 커지네

 

등잔불 방 밝히던 어린 시절

고향의 초저녁 들려오는 소리

또 닥, 또 닥, 또 그 록 딱딱

높고 낮아 화음을 이루는데

 

울 넘고 휘감아 돌고 돌아

또 그 록 따따딱 ~~ 또그르따따딱 ~~

가까이서 멀리서

어둠 깔린 골짜기 가득하네

 

주경야경 쉴 틈이 없었지

방망이 잡은 두 손엔

사랑이 실려있어

무명 반듯반듯 펴지네

 

아녀자들 애환을 싣고서

몇천 년을 이어온 초저녁 풍습

어디로 갔는가? 들을 수 없네

하늘 끝 저 높은 곳으로 올라갔지

 

높고 높아 쳐다만 볼 뿐

사다리도 없어 찾아올 길 없다오

지난 시절 고향의 초저녁

되돌리니 다듬이 소리 가득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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