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던 고향은 추읍산 아래 호숫가
푸른 물결 출렁이고 물과 벗했지
철 따라 변하는 호숫가 추억도 많아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봄이 오면 물고기 잡으러 나섰고
가 얕은 쪽 둑 막아 문 두 개 터놓았어요
한밤중 된장 미끼 던져 유인작전 폈지
새벽 일찍 문 막아버리니 도망갈 길 없네
벗들 삼태기 세숫대 들고 물 퍼냈어요
여기저기 은빛 뻔적 이고 붕어떼들 몰리네
퍼내는 몸짓엔 잡을 생각뿐
팀 이룬 또래들 힘들줄도 모른다네
맺힌 땀 방울 옷 젖는 줄도 모르고
물 반 고기 반 여기에 해당하는 말이지
주워담는다고 해야 할까? 은빛 번쩍이고
때론 놓치기도 해 도망갈 곳 어디인가
잡은 물고기 한 양동이가 넘고
잡고기도 있었지만, 대부분 붕어랍니다
나누어 각자 집으로 향했지
붕어 매운탕에 아침은 더욱 맛있었겠지
그 모습 사라진 지 오래
낚시터는 유료화되기도 했지만
지금 꼬맹이들 차원이 다름이야
산천은 그대로나 어린 시절 볼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