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가두리 안 물고기

추읍산 2013. 1. 16. 13:28

내가 살던 고향은 추읍산 아래 호숫가

푸른 물결 출렁이고 물과 벗했지

철 따라 변하는 호숫가 추억도 많아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봄이 오면 물고기 잡으러 나섰고

가 얕은 쪽 둑 막아 문 두 개 터놓았어요

한밤중 된장 미끼 던져 유인작전 폈지 

새벽 일찍 문 막아버리니 도망갈 길 없네

 

벗들 삼태기 세숫대 들고 물 퍼냈어요

여기저기 은빛 뻔적 이고 붕어떼들 몰리네

퍼내는 몸짓엔 잡을 생각뿐

팀 이룬 또래들 힘들줄도 모른다네

 

맺힌 땀 방울 옷 젖는 줄도 모르고

물 반 고기 반 여기에 해당하는 말이지

주워담는다고 해야 할까? 은빛 번쩍이고

때론 놓치기도 해 도망갈 곳 어디인가

 

잡은 물고기 한 양동이가 넘고

잡고기도 있었지만, 대부분 붕어랍니다

나누어 각자 집으로 향했지

붕어 매운탕에 아침은 더욱 맛있었겠지

 

그 모습 사라진 지 오래

낚시터는 유료화되기도 했지만

지금 꼬맹이들 차원이 다름이야

산천은 그대로나 어린 시절 볼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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