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꾸구리 낚시

추읍산 2013. 1. 16. 12:02

마을 앞 저수지 둑 물가 쪽

경사지고 돌 깔려 물속으로 이어졌지

돌과 돌 사이 틈새 있고 그 속에는

꾸구리라고 시커멓고 못생긴 놈 살았어요

 

물안개는 피어오르고 완연한 봄

차츰 수온 올라갈 무렵인 5월

작은 나뭇가지 짤라 낚싯대 만들고

지렁이 잡아 꾸구리 낚기 나섰어요

 

작은 대엔 줄 매어 납봉과 바늘뿐

낚시에 지렁이 끼어 돌 틈 속 넣다 뺏다

유인작전에 말려든 꾸구리

어느 틈에 덥석 물어 못생긴 놈 낚지요

 

어떤 때는 먹이 물으러

틈새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미련한 놈 눈치채지 못하고

덥석 물어 낚시째 꿀컥하네요

 

꿰임 줄에 꾸구리 주렁주렁 매달렸네

못생겨도 맛은 좋아 붕어 저리 가라네

꾸리리 매운탕 부글부글 끓고

그 모습 떠올리니 소주 한 잔 생각나네

 

사라진 지 오래 씨가 말랐어요

이 또한 현대화가 가져온 업보이지

산천은 그대로나 물빛이 영 아니야

꾸구리 사는 1급수 되돌릴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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