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앞 저수지 둑 물가 쪽
경사지고 돌 깔려 물속으로 이어졌지
돌과 돌 사이 틈새 있고 그 속에는
꾸구리라고 시커멓고 못생긴 놈 살았어요
물안개는 피어오르고 완연한 봄
차츰 수온 올라갈 무렵인 5월
작은 나뭇가지 짤라 낚싯대 만들고
지렁이 잡아 꾸구리 낚기 나섰어요
작은 대엔 줄 매어 납봉과 바늘뿐
낚시에 지렁이 끼어 돌 틈 속 넣다 뺏다
유인작전에 말려든 꾸구리
어느 틈에 덥석 물어 못생긴 놈 낚지요
어떤 때는 먹이 물으러
틈새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미련한 놈 눈치채지 못하고
덥석 물어 낚시째 꿀컥하네요
꿰임 줄에 꾸구리 주렁주렁 매달렸네
못생겨도 맛은 좋아 붕어 저리 가라네
꾸리리 매운탕 부글부글 끓고
그 모습 떠올리니 소주 한 잔 생각나네
사라진 지 오래 씨가 말랐어요
이 또한 현대화가 가져온 업보이지
산천은 그대로나 물빛이 영 아니야
꾸구리 사는 1급수 되돌릴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