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질퍽거리는 이맘때

추읍산 2013. 3. 2. 15:39

 

느낌이 달라 포장된 길 걸으니

이맘때의 시골 길은 해빙기

얼었다 녹았다 질퍽거리고

바지 걷어 올리고 피해 다녔어요

 

때론 장화를 신어 빠짐을 피했지요

차도도 포장 안된 곳 많아

빠져 헛바퀴 돌고, 붕~ 붕~

모여 힘껏 밀어 탈출하던 기억들

 

세월은 좋아 옛날과는 판이한 세상

날씨는 풀려 한낮에는 제법 포근해요 

산수유 꽃 몽우리는 몽울몽울

봄맞이 남촌부터 터트리겠지요

 

동트기 전 새벽녘이랄까

출구가 얼마 남지 않음이에요

기러기떼는 물가에서 자맥질하고

봄 아가씨 산너머 계신듯해요

 

얼었다 녹았다 사이에 있어

추위와 따듯함이 오가

질퍽거렸던 그때 모습 적으니

그때 그 모습 떠올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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