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그리움은 강물처럼

스물두 칸 조선 기와집

추읍산 2013. 3. 4. 10:47

 

 안방

 

 청  건너방  부억  사  당

부엌 

                                                                                                                                     

 

 나뭇광

 

 광  대문  사  랑  뜰아래 방  외양간


 

내가 살던 집은 스물두 칸 조선 기와집

추읍산 아래 아랫상골이지

일제강점기 말 1942년 저수지로 개설로

뜯어 옮겨진 집 반정도 줄였다네요

 

그때는 내가 태어나기 1년 전이었고

추읍산 아래 이십여 호 옹기종기

뜯겨 옮겨온 집들 새로 자리 잡았다네

본향은 물에 잠겨 향리 저수지 되었어요

 

ㄷ자 집이고 눈에 선한데

면내 유일한 기와집으로 통했지

안채와 사랑채로 구분하는데

이어주는 곳은 부엌과 다락이네

 

옮겨온 집 제대로 맞추지 않아

기울고 비만 오면 새어 퇴락했네

쥐들은 들락거렸고 찬바람은 이는데

기와집기와집 이라니 겉으로는 그렇지

 

밤만 되면 쥐들 천장에서 놀고

베개 던지고 때론 막대기로 탕탕 치니

잠시 조용 타가 우르룽 또 뛰네

천장은 쥐 오줌으로 물들었어요

 

옛날 생각나 적으니 25년 전 이야기

공터만 남았는데 동나무 드리우고

쪽엔 주춧돌이 그때를 증언하네

흘러 뜨락에 심은 나무 몇 번이나 자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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