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文谷 金壽恒

안창에서 외가의 선영을 참배한 뒤의 감회〔安昌 拜外家先塋感懷〕

추읍산 2020. 3. 28. 05:00

 

 

daum 지도에서 사진 찍었다.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안창리는 연흥 부원군 의민공 김제남의 선영이다. 문막 이웃이며 섬강이 흐른다. 문곡 김수항은 어머니 연안김씨가 운명(殞命)하시자 외조모 초계정씨(연흥 부원군의 子婦)에 의해  이곳(안창리)에서 1633년부터 양육되었는데 1640년 외조모 마저 돌아가시자 의탁할 곳이 없어 그때(2월)는 할어버지(청음 김상헌)께서 병자호란 후 안동 풍산 청원루에 계셨는데 아버지(청음의 부친 김광찬)에 의해 안동으로 가셨고 할아버지(청음)로부터 교육을 받으셨다. 같은 해 11월 할아버지(청음)는 청의 심양으로 압송되셨다.

 

 

한국고전종합DB

문곡집 제1권 / 시(詩) 

안창에서 외가의 선영을 참배한 뒤의 감회〔安昌 拜外家先塋感懷〕             

아득해라 취병산아 / 依依翠屛山

은은해라 섬강 물아 / 隱隱蟾江水

송곡 고개 오르고 올라 / 登登松谷嶺

안창 마을 자꾸 바라보네 / 望望安昌里

강산은 내 얼굴 알아보는지 / 江山識我面

마주하자 기뻐하는 듯 / 相對如有喜

동네에선 내 왔단 말 듣고 / 隣里聞我來

허둥지둥 맞이하며 도리어 탄식하길 / 驚倒還一喟

당시에 죽마 타던 아이 / 當時騎竹兒

오늘은 역마 탄 사신이란다 / 此日乘傳使

중간에 세상만사 변했는데 / 中間萬事變

몇 년 만에 다시 이곳 왔나 / 幾年重到此

아무 물과 아무 산 / 某水與某丘

분명히 예 노닐던 곳 / 歷歷舊遊戲

강생처럼 외가에서 길러졌고 / 江生外家養

진자처럼 서풍에 눈물 흘리네 / 陳子西風淚

선영의 나무들은 자랐고 / 荒阡宰樹長

고택은 가을 풀 속에 묻혀 / 故宅秋草裏

눈 닿는 곳마다 모두 마음 아프고 / 觸目摠傷心

자취를 더듬어 봄에 코끝 찡해 / 撫跡獨酸鼻

울음 삼켜 가며 무덤 맴도니 / 呑聲繞丘壟

어슴푸레 보이는 것도 같아라 / 瞹瞹如將視

저승과 이승 비록 길이 다르지만 / 幽明縱殊途

느껴 통하는 건 원래 한 이치니 / 感通元一理

정령들께서 혹시 아신다면 / 精靈倘有知

슬프고도 기뻐하며 또한 응답하리라 / 悲喜亦應爾

입신양명 어찌 영화롭지 않으랴만 / 立揚豈不榮

효도 하려 해도 누구에게 할까나 / 欲孝將誰爲

평생 동안 망극한 은혜 / 平生罔極恩

갚지 못한 채 영영 끝났으니 / 未報長已矣

이 마음 누구에게 말해 보나 / 此懷誰與道

이 한 끝내 그칠 날 없으리니 / 此恨終無已

돌아오는 길에 다시 눈물 흘리며 / 歸路更潛然

시를 지어 내 그리움 펼쳐 보노라 / 題詩敍我思

 

[주-D001] 안창(安昌) : 
강원도 원주에 있는 곳으로, 김수항의 외가가 이곳에 있었다. 김수항의 외가는 연안 김씨(延安金氏)로, 김수항은 외증조부 김제남의 집에서 태어났다. 5세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외조모의 손에 자랐다.
[주-D002] 아무 …… 산 : 
원문의 ‘모수(某水)’와 ‘모구(某丘)’는 한유의 〈소윤 양거원을 보내며 쓴 서〔送楊巨源少尹序〕〉에 “지금 그대가 고향에 돌아가서는 나무를 가리키며 ‘아무 나무는 우리 선인께서 심은 것이요, 아무 물과 아무 언덕은 내가 어렸을 때에 낚시질하며 놀던 곳이다.’라고 할 것이다.”라고 한 구절에서 온 말이다.
[주-D003] 강생(江生) : 
남조(南朝) 시대 양(梁)나라의 강엄(江淹)을 가리키는데, 13세에 아버지를 잃고 외가에서 자랐다.
[주-D004] 진자(陳子) : 
송나라의 진사도(陳師道)를 가리키는데, 그는 〈동산의 외대부 묘를 참배하다〔東山謁外大夫墓〕〉의 마지막 구절에서 “말년에 눈물 흘려 서풍에 뿌리노라.〔暮年垂淚灑西風〕”라고 하였다.

 

출처 : http://db.itkc.or.kr/dir/item?itemId=BT#dir/node?grpId=&itemId=BT&gubun=book&depth=5&cate1=E&cate2=&dataGubun=최종정보&dataId=ITKC_BT_0397A_0010_010_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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