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文谷 金壽恒

할아버님의 〈늦봄에 심양 땅에서 두견새 울음을 들었다〉를 삼가 차운하다〔伏次王父暮春瀋陽聞杜鵑韻〕

추읍산 2020. 3. 28. 09:37

한국고전종합DB


문곡집 제1권 / 시(詩) 191수   

             

촉나라 망제 두견새 되었다고 들었더니 / 曾聞蜀帝化爲鵑
천년이라 잠총 일마다 아득해라 / 千載蠶叢事杳然
변방 너머에서 날아듦은 연유 있을 텐데 / 塞外飛來應有意
한낮의 피울음 전례가 없구려 / 日中啼血更無前

둘째 수〔其二〕
밤마다 가슴 아파 두견새 울음 듣기 겁나니 / 夜夜傷心怯杜鵑
너 한 번 울면 나도 한 번 눈물 흘리누나 / 一聲啼了一潸然
닭 울고 달 지도록 잠 못 이루어서 / 鷄鳴月落難成夢
새벽까지 묵묵히 앉아 부모님 생각하네 / 默坐思親到曉前
[주-D001] 늦봄에 …… 들었다 : 
이 시의 원래 제목은 〈삼월 그믐날에 두견새 울음소리를 듣고 우연히 일을 기록하다〔三月晦日 聞杜鵑 偶書記事〕〉이다. 세주(細註)에 “두견새는 몸에 털이 없어 깊은 산중에 살면서 낮에는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고 있다가 밤이면 나와서 운다. 심양은 사방 100여 리 안에는 나무숲이 없는데 어디로부터 날아왔는지 모르겠다. 어찌 괴이한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하였다. 《淸陰集 卷13 雪窖別集》
[주-D002] 촉(蜀)나라 …… 들었더니 : 
촉나라 망제(望帝) 두우(杜宇)가 죽어 두견새가 되었는데, 늘 한밤에 ‘불여귀(不如歸)’라며 몹시 슬피 운다고 한다.
[주-D003] 잠총(蠶叢) : 
촉왕(蜀王)의 선조이다. 백성들에게 누에치기를 가르쳤기 때문에 붙은 이름으로, 뒷날 촉나라의 별칭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