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편지

김조순(金祖淳)이 김유근(金逌根)에게 보낸 편지 1

추읍산 2009. 12. 16. 12:57

 

양평 친환경농업박물관 <역사관> 소장.     도록, p65

 

 

46 × 29

 

11. 김조순(金祖淳)이 김유근(金逌根)에게 보낸 편지 1


承慰, 吾行倒東小門外而  復命前入宿家中  大段未安  故自此入城  直向畿營止宿

승위, 오행도동소문외이  복명전입숙가중  대단미안  고자차입성  직향기영지숙 


明日又轉之他處計耳  來紙詳悉而  眞所謂頭如觸柱也  不宣

명일우전지타처계이  래지상실이  진소위두여촉주야  불선


卽 生父

즉 생부


편지 받으니 위로가 된다. 내 행차는 동소문(東小門) 밖에 도착했으나, 복명하기 전에 집에 들어가서 자는 것은 대단히 타당하지 못하다. 그래서 지금 성으로 들어가 곧바로 기영(畿營: 경기감영)으로 가 묵을 것이다. 내일은 다시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이다. 온 편지는 자세히 보았다. 정말 이른바 머리를 기둥에 찧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만 줄인다.


즉(卽)8) 생부(生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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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즉(卽): 편지를 받은 즉시 답장을 한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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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복명(復命)은 명령을 받은 사람이 이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는 것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순조(純祖)의 어명(御命)을 이행하고 그 결과를 순조께 보고하는 것을 말한다.


순조의 어명을 이행하기 위하여 언제인가? 서울 근교를 암행 중이라고 생각한다. 행차가 동소문(東小門) 밖에 이르렀는데 해 넘어갈  무렵 같다. 때마침 아들(김유근)에게서 편지가 도착했다. 이를 읽어보고 즉시 답장을 써서 인편으로 보냈다. 내용을 보면 경기감영(京畿監營, 경기도 관찰사가 있는  곳으로 廣州에 있었다고 한다)으로 가서 묵을 것이라고 하신다. 거리상으로 집에 가서 자고 다음날 맡은 일을 수행해도 되는데 아직 복명하기 전이다.


작은 원칙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공직자의 자세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