來宣閣 雨中漫吟一律 寄呈主倅蘇山令公 求和
래선각 우중만음일률 기정주쉬소산령공 구화
내선각(來宣閣)72)에서 비 내리는 가운데 부질없이 율시(律詩) 한 수를 읊어 수령인 소산 영공(蘇山令公)에게 부쳐 드리고 화답을 구하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鴨綠江頭逢暮春 압록강두봉모춘 압록강 가에서 늦봄을 만나
登樓同作望京人 등루동작망경인 누대에 올라 함께 서울을 바라보네
洛花芳草淸和節 낙화방초청화절 꽃 떨어지고 풀 향기로운 청화절淸和節
紫燕黃鸝窈窕辰 자연황리요요진 강남 제비 노란 꾀꼬리 아름다운 때
千里鎭邊關鑰重 천리진변관약중 천리 밖 변방에는 방비가 든든하고
朞年制治袴謠新 기년제치고요신 한 해 다스림엔 백성들 칭송 새롭네
金華遠客留連久 금화원객유연구 먼 금화(金華)73)에서 온 나그네 오랫동안 머무는데
厚誼慇勤荷飮醇 후의은근하음순 두터운 호의에서 나온 은근한 술대접도 받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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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내선각(來宣閣) : 의주 객사 앞 연못가에 응향당(凝香堂)이 있는데, 그 남쪽에 있는 건물 이름이다. 사신의 행차가 이 두집에 나눠서 거쳐하였다고 한다.
73) 금화(金華) : 황초평(皇初平)을 가리킨다. 황초평은 단계(丹溪) 사람으로, 15세에 양을 치다가 도사(道士)를 따라 금화산 석실(石室)로 가서 수도(修道) 하였는데, 그후 40년 만에 그형 황초기(皇初起)가 수소문 끝에 그를 찾아가서 만나니 양은 보이지 않고 흰 돌들만 있었다. 초평이 "양들은 일어나라," 고 소리치자, 흰 돌들이 모두 수만 마리의 양으로 변했다 한다. <『신선전(神仙傳)』2 「황초평」> 여기서는 작자 자신을 은둔자에 비유하여 말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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