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황산과 그 문우들

제 연산도(題 硏山圖 )

추읍산 2010. 2. 24. 14:47

 

 

제 연산도(題 硏山圖 )

연산(硏山)의 그림에 쓰다

 

위 그림은 황산 김유근이 그린 것으로 전해진다. 해제는 본 글이 있는 황산유고(2009년 양평군 발행, p431~432) 아래 인용한다.

 

 

왼쪽 끝 그림

何年石舫泛天涯   어느 해 돌배를 하늘 끝에 띄울까

來日藍田路不遮   내일 남전(藍田)으로 가는 길은 막히지 않았으니

舊頃多添新種子   오래된 땅에 새로운 종자를 많이 심어

載將玉筍向誰家   자라난 옥 싣고 누구의 집으로 향할까.


 

왼쪽 첫 번째 그림

橫文側理似松身   측리지(側理紙) 인양 가로 무늬 소나무 모습 같으니

隨手成形欲亂眞   손으로 완성된 형체 꼭 진짜 같구나

却訝壺中風雨夜   병 속 비바람 치는 밤을 맞이하니

九華飛去落紅塵   호중구화석(壺中九華石) 날아 올라 속세에 떨어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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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硏山) : 벼루의 일종으로, 기암괴석으로 된 산 모양의 벼루이다.


남전(藍田) : 중국 섬서성에 있는 좋은 옥이 산출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측리지(側理紙) : 중국에서 나는 종이의 일종으로, 결이 종횡으로 비스듬하게 나 있는데, 해태(海苔)를 넣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태전(苔牋)이라고도 한다. <왕가(王嘉) 『습유기(拾遺記)』 「진시사(晉時事)」


병 속 : 별천지의 신선세계를 이른다. 후한때 선인(仙人) 호공(壺公)이 시장에서 약을 팔다가 장이 파하면 병 속으로 들어가곤 했는데, 이를 본 비장방(費長房)이 그를 따라 병 속으로 들어가 보니 엄연한 별천지의 선경(仙境)이 있었다. <『후한서』82하 「방술열전」비장방 조항>

 

호중구화석(壺中九華石) : 소식(蘇軾)의 호중구화시서(壺中九華詩序)에, "이정신(李正臣)에게 특이한 돌이 있었는데, 아홉 봉오리가 영롱하고 뚜렷하며 창령(窓櫺)과 같았다. 나는 1백 금(金)으로 그것을 사서 구지석(仇池石)과 짝을 지으려 했는데 남쪽으로 옮기게 되어 미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것을 호중구화라 명명하고, 동시에 시로서 기록한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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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오른쪽 그림의 원본을 확대하여 보고 글을 쓴 것이다. 그림 속에 있는 글씨(아래)는 누군가? 써 놓은듯하다.

 

靑靑江澤樹  푸르고 푸른 강가 나무들

日夕增所思  밤낮으로 그리움만 더하고

 

此乃黃山意解

畵作硏山圖者也

未知天壤之間

果有此等奇物不

이것은 황산(黃山)이 마음으로 이해하여 <연산도(硏山圖)>를 그려낸 것이다. 세상에 과연 이런 기이한 물건이 있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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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글을 확대하여 보고 쓴 글

 

一望平遠  일망평원  바라보면 끝도 없고

山水隱約  산수은약  경치는 가물가물

人家在中  인가재중  그 속에 인가 있다.


是處幽棲愜意  시처유서협의  이 곳은 내 맘 속에 은거지

何須塵世相通  하수진세상통  세상 소식 들을 필요 있으랴?


黃山老樵畵並題  황산노초화병제  황산노초가 그림을 그리고 글도 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