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자하(紫霞) 신 시랑(申侍郞)으로부터 대나무 지팡이를 얻어 고체시(古體詩)

추읍산 2011. 2. 28. 16:00

 

아랫글은 황산과 그 문우들 편에서 소개하여 드린 바 있는데 황산유고는 순서에 의하고 있으므로 여기에 또 싣습니다.


從紫霞申侍郞緯乞得竹杖 走題古體一篇以謝

종자하신시랑위걸득죽장 주제고체일편이사


자하(紫霞) 신 시랑(申侍郞)190)으로부터 대나무 지팡이를 얻어 고체시(古體詩) 한 편을 지어 보내 사례하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凡人皆好寶 범인개호보 보통 사람들 모두 보물을 좋아하고

所好亦多譜 소호역다보 애호하는 물품 종류도 많지

金銀與錦綉 금은여금수 금, 은, 비단, 수

及球璧琮琥 급구벽종호 구슬 옥, 둥근 옥, 홀(笏) 모양옥, 호박(琥珀) 등


窮搜遍山海 궁수편산해 산이나 바다나 끝까지 찾아가니

性命爭何苦 성명쟁하고 생명을 어찌 그리 괴롭히는가

惟恐不充慾 유공불충욕 욕심을 채우지 못할까 걱정하고

得失隨喜怒 득실수희노 얻으면 기뻐하고 잃으면 성내네


一朝遇飢寒 일조우기한 하루아침에 굶주림과 추위 만나면

所好無所補 소호무소보 애호하는 물건 도움 되지 못하니

多藏縱云富 다장종운부 애장품 많아도

是何異貧窶 시하이빈구 가난한 것은 변함없는 것이지


獨有紫霞老 독유자하노 유독 자하(紫霞) 어른만이

隻眼超今古 척안초금고 뛰어난 안목으로 고금을 뛰어 넘으셨으니

自昔己懷寶 자석기회보 옛날부터 보물을 품고 있어

每爲人不取 매위인불취 다른 이에게 빼앗기지 않으셨지


經史發精英 경사발정영 경학(經學)과 사학(史學)엔 그 정수를 드러내시고

文章貫肺腑 문장관폐부 문장과 시는 심금을 울리며

餘事爲筆扎 여사위필찰 여사로 하시는 붓글씨도

工妙無與伍 공묘무여오 오묘하고 솜씨 좋아 짝할 이 없지


謂我爲少友 위아위소우 나를 젊은 벗이라 하여

相資以仁輔 상자이인보 서로 의지하며 어질도록 도와주시네

貽我一竹杖 이아일죽장 내게 대나무 지팡이 하나 주셨는데

精緻眞刱覩 정치진창도 곱고 치밀하여 정말 처음 보는 것이네


匾榨任其生 편차임기생 생긴 모양대로 납작하게 두고

刮摩光所聚 괄마광소취 깍고 문질러 반질반질 빛이 나니

何啻百朋錫 하시백붕석 그 값어치 어찌 백붕(百朋)191) 뿐이리오

瑞彩通庭戶 서채통정호 상서로운 광채가 집안에 퍼지네


我思霞老心 아사하노심 생각해 보니, 자하 어른 마음은

念我行踽踽 념아행우우 불우한 내 인생 생각하시고는

割愛推同好 할애추동호 애장품을 동호인인 내게 주어

欲我朝夕拄 욕아조석주 아침 저녁으로 의지하게 하신게지


高底在吾手 고저재오수 산이나 평지나 항상 내 손에 있어

不與人仰俯 불여인앙부 다른 이에게 주지 않지

珍重相贈意 진중상증의 주신 마음 보물처럼 소중하니

字字肝膈吐 자자간격토 글자마다 내 속마음 털어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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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신 시랑(申侍郞) : 신위, 1769~1845)이다. 신위(영조45~헌종11)는 본관 평산(平山), 자 한수(漢叟), 호 자하(紫霞) . 경수당(警修堂)이다. 시랑은 승지(承旨)를 이른다.


191) 백붕(百朋) : 붕은 옛날의 화패(貨貝) 단위이다. 1붕이 5패(貝)이니 백붕은 많은 액수이다. 『시경』「소아(小雅).청청자아(菁菁者莪)」에, "무성하고 무성한 새발쑥은 저 구릉 가운데 있구나, 이미 군자를 만나보니 나에게 백붕을 주신 듯하구나. [著著者莪 在彼中陵 旣見君子  錫我百朋]"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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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추읍산)가 쓰는 글


자하 신위(紫霞 申緯, 1769~1845)는 평산신씨이고 시조는 고려 개국공신 장절공 신숭겸(壯節公 申崇謙, ? ~927)이다. 장절공의 묘소는 춘천에 있으며 강원도기념물 제21호로 지정되었다. 여기서 한 가지 부언하면, 장절공 묘역 안의 신도비는 1805년(순조 5)에 작가의 생부이신 영안부원군 김조순(金祖淳)이 짓고, 시·서·화의 삼절(三絶)로 이름난 바로 여기에서 나오는 자하가 썼다고 한다. 양 가문은 진작부터 세교를 통한 유대가 깊어졌을 터인데 이런 연고가 더해져 작자 김유근은 자하 신위보다는 비록 16세의 연하이지만 같은 취향의 문우로서 우정이 더욱 깊어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시서화 삼절로 이름난 자하 신위는 어떤 분일까? 먼저 안내하였지만, 다시 한 번 소개합니다.


더 볼 곳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10XX10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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