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글/효명세자와 김유근

효명세자가 김유근에게 보낸 편지 6

추읍산 2011. 3. 7. 10:20

 

양평 친환경농업박물관<역사관> 소장  도록 p127


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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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 箕伯開坼 기백개탁


雪消如雨 簾外簷鈴 此際戀慕方切 卽聞入城之報 遠路勞行 體候安穏 伏喜 祖

설소여우 렴외첨령 차제연모방절 즉문입성지보 원로노행 체후안은 복희 조


父主過哀 老人之力 亦無損傷否 祖母亦太平否 舊壙別無他灾 而新卜之地 亦爲

부주과애 노인지력 역무손상부 조모역태평부 구광별무타재 이신복지지 역위


大吉乎 明日下玄 哀慕益切 伏慰仲舅順行耶 餘不備白

대길호 명일하현 애모익절 복위중구순행야 여불비백


 

此好在 而舍妹出宮 悵缺何達耶

차호재 이사매출궁 창결하달야


 

(봉투) 기백(箕伯: 평안도 관찰사)은 열어 보십시오


눈이 녹아 처마에서 빗물처럼 흘러 낙숫물 소리가 들립니다. 이러한 때를 맞아 그리운 마음이 간절합니다. 평양성 안으로 들어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먼 길 가느라 피로하셨을 텐데 안부 평안하시다니 기쁩니다. 할아버지는 너무 슬퍼하시어 노인의 체력에 건강을 해치진 않으셨습니까? 할머니도 평안하십니까? 구광(舊壙)에 별다른 재해는 없으며, 새로 정한 곳도 크게 길한 곳입니까? 내일 관을 내린다니 슬픔과 그리움이 간절합니다. 위로가 됩니다. 중구(仲舅: 가운데 외숙, 金元根을 가리킴)께서는 탈없이 가셨습니까? 이만 줄입니다.

 

편지를 받은 날 올립니다.


(추신) 저는 잘 지내고 있으나, 누이가 궁을 나갔으니 그 허전함과 슬픔을 어찌 다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