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글은 옮긴이가 황산과 그 문우들 편에서 소개하였는데 황산유고는 순서에 의하고 있으므로 본란에 또 씁니다.
題畵石 寄彛齋
돌 그림에 써서 이재(彝齋)1)에게 주다
我本無寸長 나는 본래 조금의 장점도 없고
性復頑如石 성격도 돌처럼 완고하네
所以與石好 그래서 돌을 좋아해
相對忘朝夕 마주 보며 시간 가는 줄 모르지
心與石全化 마음이 돌에 완전히 동화되어
下筆渾無迹 붓을 대면 전혀 흔적이 없네
奇醜瘦透漏 너무 못생기고 삐죽하며 엉성하게 그리니
未必拘繩尺 굳이 법도에 얽매이지 않지
隨手自成形 손 가는 대로 완성된 모양이
種種具一格 가끔 하나의 풍격을 갖추기도 하네
興到輒揮灑 흥에 겨우면 즉시 붓을 휘두르고
棄置復不惜 버려도 다시 아까워하지 않지
常怪業畵者 참으로 이상하구나, 그림쟁이들은
自愛如拱璧 자기들을 큰 보물인양 아껴
見人來乞畵 누군가 와서 그림 달라 하면
色莊加怒斥 엄숙한 체 하며 성내고 꾸짖네
我則異於是 나는 이들과는 달라
於人無所擇 사람을 가리지 않으니
爲作畵石詩 돌 그림에 대한 시를 지어
遍告天下客 세상 나그네에게 두루 고하네
1) 이재(彝齋) : 주 225) 참조. 권돈인(權敦仁)의 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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