端陽後一日 與諸客過白蓮山房 不禁山陽之感 漫賦近體 志懷
단오 다음날 여러 손님과 함께 백련산방(白蓮山房)1)에 들렀다. 산양(山陽)의 감회2)를 억누를 수 없어 부질없이 근체시를 지어 뜻을 기록한다
김유근(金逌根 1785~1840)
山社重來百感新 백련사에 다시 오니 온갖 감정 새록새록
天中景物又佳辰 자연 경물은 또 좋은 때를 만났구나
留連朋友懷當日 벗들 머물렀던 옛날이 생각나고
怊悵鶯花屬過春 가는 봄에 꾀꼬리와 꽃을 슬퍼하네
頗怪功名如踏迹 자못 공명을 의심함은 자취 밟는 것과 같고3)
每逢泉石輒怡神 자연 경치 만날 때마다 마음이 흐뭇해지네
可憐沈綠庭邊樹 아름답구나, 정원 모퉁이 짙푸른 나무
曾見婆娑不見身 전에는 가늘어 눈에 띄지 않았는데
1) 백련산방(白蓮山房) : 북악산 기슭 삼청동 백련봉(白蓮峯) 아래에 있는 작자의 당호(堂號)인데, 백련사(白蓮社)라고도 한다. 작자의 아버지 김조순의 옥호정과 매우 가까운 현 삼청동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3) 자취 밟는 것과 같고 : 변화가 없이 항상 제자리에 맴도는 것을 뜻한다. 소식(蘇軾) 「송지상인(送芝上人)」 시에, “돌고 도는 게 맷돌 끄는 소와 같아, 걸음마다 묵은 자국만 밟노라. [團如磨牛 步步踏陳跡]”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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