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강가의 노래

추읍산 2011. 3. 19. 15:55

 

江上謠

 

강가의 노래


김유근(金逌根 1785~1840)


儂家住在大江隈    우리 집은 큰 강가 굽이에 있어

水到門前九曲廻    강물이 문 앞에 이르러 아홉 굽이로 돌지

爲問郎心與江水    낭군님 마음과 흘러가는 강물

倩誰較量淺深來    누구에게 그 깊이 헤아리게 할까


江天十日雨霏霏    강마을 열흘 동안 비는 주룩주룩

江畔朝來水浸扉    강가라 아침 오면 강물이 문을 치네

江鳥無人齊上下    물새는 사람 없어 가지런히 오르락내리락

江心浴罷又羣飛    강에서 목욕하고 떼지어 날아다니네


積雨成霖滿遠山    오랜 비 장마 되어 먼 산에 가득하니

今朝水漲失蹊灣    오늘 아침 강물 불어 길인지 물굽이인지 모르겠네

凌空漁火來天際    하늘 찌르는 고깃배 불빛 저 멀리서 오니

知是阿郞近夜還    낭군님 밤 되어 돌아오는구나

 

垂楊東畔杏花西    동쪽 언덕 수양버들 서쪽 언덕 살구꽃

紅暎門墻綠暎堤    담장에는 붉은 꽃 제방에는 푸른 잎

却看江心無數鷰    강 중앙에 무수한 제비들

雙雙掠水幷頭棲    쌍쌍이 강물 치며 나란히 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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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여강(驪江, 남한강의 여주 경계 안의 강)가인 현 양평군 개군면 앙덕리에는 공이 마련하신 별장이 있었다. 이곳에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지은 글이 아닐까? 지금도 그곳 마을에 가면 집터를 찾아볼 수가 있는데 당시 모습은 사라지고 어느 민가로 되어 있다. 이곳은 또한, 저의 고조(김병주 1827-1887)의 흔적이 배어있다. 또한  만년을 보낸 곳으로 선영인 향리에서 가까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