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봄날 밤 조촐한 술자리

추읍산 2011. 3. 19. 17:53

 

春夜小酌

봄날 밤 조촐한 술자리

 

              김유근(金逌根 1785~1840


風光忽覺暢疎襟    좋은 경치에 문득 흉금 트이고

佳客當筵酒細斟    훌륭한 손님 술자리에 앉아 조금씩 술 마시네

所欠此生餘一死    부족한 이 삶에 죽음만 남았으니

誰將今夜抵千金    누가 오늘밤을 천금 값어치로 칠까

 

多情須約花間月    다정한 마음에 꽃 피는 달밤을 약속했는데

不意相逢竹外林    뜻밖에 대나무 숲 밖에서 만났네

知否淸遊難再得    맑은 술자리 다시 얻기 어려우니

芒鞋何惜露痕侵    이슬에 젖는 짚신 어찌 아까우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