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장례(葬禮)에 대한 설(說)

추읍산 2011. 3. 20. 14:47

葬說

장례(葬禮)에 대한 설(說)


葬者 藏也 謂其深隧而厚埋之也 孟子曰 古者無葬禮 父母死 其人擧而委之於壑 一朝過之 狐狸食之 蠅蚋姑嘬之 睨而不視 其顙有泚 蓋歸反藟梩而埋之 此葬禮之所由起也 孝子仁人之心 必不忍其父母之土親膚也 於是乎爲衣衾棺槨之厚 而擇高燥平正之地 以深藏之地 而爲堪輿說者 乃欲騖其說 而衒其術也 輒曰 陰陽也 五行也 向背也 一或不愼 咎殃隨之 禍福由是而判焉 壽夭由是而係焉 而愚夫從而和之 甚者朝掩夕發 月遷歲移 或有終身迷 至死靡悔者 吁亦惑之甚矣


 장례라는 것은 감추어 보관한다는 뜻이니, 굴을 깊게 파서 시신을 두텁게 묻는 것이다. 맹자께서, “아주 먼 옛날에는 장례 의식이 없었다. 그 어버이가 죽자 자식이 들어다가 골짜기에 버렸다. 어느 날 아침에 그 곳을 지나가는데 여우와 살쾡이가 어버이의 시신를 파먹고 파리와 등에가 모여서 빨아먹고 있었다. 곁눈질로 보고 똑바로 보지 못하면서 그 이마에 땀이 흥건히 맺혔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서 삼태기와 들것에 흙을 담아 가지고 가 쏟아서 시신을 덮었다.1)”고 하셨으니, 이것이 바로 장례 의식이 생기게 된 시발점이다. 효자와 어진이의 마음은 틀림없이 흙이 어버이의 살갗에 닿는 것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수의(壽衣)와 관을 두텁게 하고 고지대의 건조하면서도 평평하고 반듯한 땅을 신중히 선택해 땅 속에 깊이 안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풍수가들은 자신들의 학설을 과장하고 자신들의 기술을 팔아먹으려고 걸핏하면, “음양(陰陽)과 오행(五行)과 좌향(坐向) 중에 하나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재앙이 뒤따른다. 재앙과 복록이 이것에 의해 판가름 나고 장수와 요절도 이것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어리석은 자는 따라서 부화뇌동하고, 더 심한 경우는 아침에 장례를 치르고는 저녁에 무덤을 파내서 달이면 달마다 해면 해마다 이장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종신토록 이처럼 헤매다가 죽을 때까지 후회할 줄 모른다. 아, 지나치게 미혹된 것이다.



1) 아주 먼…덮었다 : 『맹자』 「등문공(滕文公)」상 1장에 있는 내용인데, 본문에 글자의 출입이 약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