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유물 도록/황산유고

먹에 대한 명(銘)

추읍산 2011. 3. 21. 01:08

 

墨銘

먹에 대한 명(銘)

 

             김유근(金逌根 1785~1840)


聚烟成煤    그을음을 모아 먹을 만드니

是謂玄霜    이것이 바로 현상(玄霜)1)이네

擣之逾萬    만 번도 넘게 찧고 또 찧은 후

膠投以淸    아교를 섞어 맑게 만들었네

 

漆如其光    광택은 옻처럼 윤기가 흐르고

性質堅鏗    성질은 단단하여

與石爲一    꼭 돌과 같으니

用代我耕    이것으로 내 농사일을 대신하네2)



1) 현상(玄霜) : 신선이 먹는다는 불로장생의 선약(仙藥)인데, 여기서는 작자에게 있어 먹이 선약처럼 소중하다는 말이다.


2) 이것으로…대신하네 : 농부가 농사일을 하듯이 작자는 먹을 사용하여 글과 그림을 그린다는 말이다.